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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소 Feb 28. 2016

간절함이 만들어 낸 기적

<티모시 그린의 이상한 삶, 2012>

저의 집에서는 매 주 작은 영화관이 오픈합니다.

저와 제 가족의 은밀한 곳이죠.

상영시간은 '마음이 내킬 때'이고 팝콘과 콜라 대신 커다란 B사의 아이스크림이 대신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상영 영화도 항상 달라지는군요.

오늘은 이 오래되고 은밀한 영화관에서 간절함이 만들어 낸 아이, 티모시 그린의 이상한 삶이 상영되었습니다.






keyword #1 <티모시 그린>


"안녕하세요? 엄마 아빠."


정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아이를 너무나 원했던 불임부부, 짐과 신디는 너무나 간절했던 나머지 자신들이 원하는 아이의 이상적 특징들을 메모지에 적고 박스에 넣어 땅 속에 묻습니다. 그날 밤, 그들에게 찾아온 한 아이. "난 땅 속에서 왔어요."라고 말하는 자그마한 남자아이 티모시. 그 아이는 그들에게 일어난 기적이었을까요?


땅속에서 나온 티모시. 처음에는 잠시 아이가 길을 잃은 거겠지 생각하고 경찰을 부르려던 짐은 자신과 아내가 전날 밤 소원을 묻었던 앞마당이 누가 파 해쳐 놓은 것처럼 되어있는 것을 보고 무언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자신은 티모시라고, 티모시 그린이라고 말하는 아이. 또 아이의 종아리에 자라 나 있는 나뭇잎들을 보며 그린 부부는 이 아이는 신께서 보낸 선물이라고 확신하고 그를 아들로 키우기 시작합니다.



keyword #2 <잎사귀>


"아름다워. 아니 왜 이렇게 건강한 잎사귀들을 굳이 자르려고 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과 관련된 요소를 많이 보여주는데요. 특히나 그중에서도 많은 장면들이 '생명'과 매우 밀착되어 있습니다.


우선 주인공의 부모가 되는 부부의 성은 그린 (Green)입니다. 녹색이라는 뜻이고, 또한 녹색은 자연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지요. 또한 티모시는 처음 올 때부터 다리에 잎사귀를 달고 왔는데, 그것은 그가 자연에서 왔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끔 티모시는 자신에게 힘이 필요할 때마다 두 팔을 하늘로 뻗으며 하늘을 바라보는데 (마치 자신이 나무인 것처럼) 그건 마치 태양을 향해, "나에게 힘을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줘" 라고 부탁하는 것만 같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 (창세기 2:7)

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은 사람을 흙으로 만드셨다고 합니다.


티모시는 땅 속에서 나왔습니다. 땅은 흙으로 만들어졌고 흙은 곧 생명을 뜻하지요.

많은 사람들은 '자연에서 나와 자연으로 다시 돌아간다'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그 말은 티모시에게도 해당이 되는 말이었나 봅니다. 시간이 지나고, 티모시가 짐과 신디가 예전에 박스에 넣어 묻었던 이상적 아이의 모습을 하나씩 이루어 낼 때마다 그의 나뭇잎들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하니까요.


티모시의 나뭇잎들이 하나씩 떨어지고 그는 사람들과 작별할 준비를 하기 시작하는데요. 정작 자신의 부모인 그린 부부에게는 쉽사리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린 부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아이였던 티모시, 그는 부부에게 너무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것과 같이 작별인사도 갑작스럽게 꺼내는데요. 마음을 먹고 자신은 이제 돌아가야만 한다고 그린 부부에게 말하는 티모시. 그 말을 듣고 엄마는 "언제 돌아가야 하니?"라고 묻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아이의 대답에 엄마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립니다.


"지금 당장 가야 돼요."   



keyword #3 <좀 다르면 어때?>


그 누가 뭐래도 자신은 할 수 있다 믿는 아이.


티모시가 혹이나 상처받을까, 그가 특별한 아이라는 것을 숨기고 싶어 하는 신디와 짐. 하지만 아들인 티모시는 "괜찮아요 다 잘될 거예요."라고 말하며 항상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남들 눈을 의식하고 티모시를 자신들의 기대치와 눈높이에 맞추어 자라나게 하는 신디와 짐은 점점 그것이 티모시를 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 나중에는 자신들이 실수를 했구나 자각하지요.


극 중, 여리여리 한 티모시를 위해 축구팀에 들어가게 한 짐과 신디. 우여곡절을 끝에 팀에 들어가긴 했으나 첫 연습에서 티모시는 공도 제대로 차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오 주여"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는 코치는 티모시가 웃는 것을 보며 왜 웃냐고 물어봅니다. 그러자 티모시는 이렇게 대답하지요.


" I can only get better."

"이제 나아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소소한 영화관에 올려지는 영화들은 모두 작가가 추천하고 싶은 영화들이며 모든 글은 작가의 극히 주관적인 소견임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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