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밤을 괴롭히는 것들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머릿속에는 늘 생각이 가득하다. 기대, 행복, 희망 그리고 슬픔, 수치심, 원망, 후회. 이 중 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건 당연히 후자의 것들이다.
그것들은 내가 행복할 때나 위기에 닥쳤을 때나 언제나 존재한다. 나의 의지와의 상관없이 시도 때도 없이 슬금슬금 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가 나를 한 순간에 위태롭게 만든다. 가끔은 그것들이 항상 내 머릿속에 존재하다 가끔씩 제 본모습을 드러내고 그 순간의 나를 괴롭히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는 내가 아닌 다른 곳에 존재하다가 문득 나를 괴롭히기 위해 굳이 날 찾아오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크게 특별할 것 없는 인생에서 비겁했던 순간, 어린 시절 멋모르고 저지른 행동,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인생의 수천수만 가지의 문제는 갑자기 나를 찾아와 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낸다.
그럴 때면 나는 그것들은 덮어내기 위해 많은 방법을 동원한다. 친구를 만나고, 술을 마시기도 하고, 일에 몰두해 보기도 하고, 내 취향의 새로운 책을 사서 읽거나 새 계획을 세운다. 그러면 한동안 그 추악한 것들이 사라지곤 한다. 하지만 결국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그것들은 나 혼자만의 골똘한 상상력과 사고력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케세라세라’를 외치며 사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어떻게 아무런 생각 없이 할 수 있는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이 아니다. 참 신기한 것은 한 가지 문제가 해결, 혹은 내 머릿속에서 재해석되어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으면 다시 더 큰 새로운 생각의 씨앗이 만들어져 더 큰 무게로 나를 짓누른다는 것이다.
나의 밤은 늘 그것들로 가득하다. 잠을 푹 자는 날은 한 달 중에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 많이 치면 일주일에 이틀 정도. 물론 일이나 다른 것 때문에 잠들지 못하는 밤도 더러 있다. 이렇게 사흘 정도를 불면의 시간으로 보내고 체력까지 바닥을 드러내서 도저히 잠에 들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날이면 저녁 무렵 쓰러지듯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 들곤 한다.
가끔은 생각한다. 이 불면의 시간 동안 나는 성장할까, 늙어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