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5 수요일
“그렇게 사탕을 씹어 먹으면 이빨이 아프지 않아?”
“응…”
와드득 와드득 사탕을 연속해서 씹는 소리가 오늘 따라 귀에 거슬렸다. 저러다 이빨이 아프다고 뺨을 움켜쥐겠지. 그럴 때마다 이상한 감정이 몽글몽글 생겨난다.
‘왜 이빨이 아플 걸 알면서… 사탕을 계속 씹어먹지?’
‘이빨한테 뭔가 화풀이를 하는건가?’
‘아니면 어쩌다 발견한 스트레스 해소법인가?’
“응…”
그 짧은 말 한 마디에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내 마음도 어쩌지 못하는 내가 상대의 마음을 알려고 하다니… 그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른다.
요즘 들어 내가 엄마를 그리고 아빠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아진다. 왜 요즘 그런걸 느끼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처럼 짧은 “응…” 한 마디에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혼자만의 상상으로 몽글몽글 수십가지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내가, “가시”라는 한 마디에 동생에 대한 아빠의 감정을 수십가지로 상상해 내는 엄마와 너무 판박이 같다고 생각했다.
“가시”
아빠가 교회에서 “우리 집에 가시가 하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엄마는 그 얘길 듣고 아빠가 아픈 동생을 항상 짐처럼 여기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 아니냐며 떨리는 목소리로 화를 내시는 걸 본 적이 있다.
아빠는 그런 말이 아니라고 조용히 손사레를 치셨다.
오래 전 아빠에게 제일 무서운 동물이 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 때 아빠는 ‘고슴고치’라고 대답했다.
고슴도치의 뾰족한 가시가 싫다고 했다. 고슴도치끼리 가까운 사이가 되면, 얼마나 아플까? 이렇게 아플바엔 차라리 떨어져 있는 것이 낫겠다 생각하지 않을까?
아빠는 어떤 아픈 가시를 마음 속에 품고 계신건가…
궁금했지만… 역시 아빠의 마음도 알 길은 없다.
동생은 심장이 많이 아팠지만 다행히 수술을 받지 않고 지금까지 잘 커서 기특하게도 이젠 엄마의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었다. 수술비가 집 한 채 값이었다는데 엄마는 집을 팔아서라도 수술을 하려고 했었단다.
아…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엄마가 대단했다.
집 한 채를 날릴 수 있는 그 순간을 딛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버텨준 동생과 가까운 모든 사람들에게…
두번째 소원.
함께 살아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