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 꿈은 잃지 않으면 되는거야

2025.10.17 금요일

by SWAN PD
마크의 ChatGPT가 만들어준 팟캐스트 영상 컨셉 이미지

내일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 내 인생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이 예정되어 있다. 누구나 좋아하는 장소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감정이 들까?

마크가 ChatGPT에게 보내준 참고 사진 © markcfoto

살면서 얼굴 예쁘다는 말은 못 들어도 목소리 좋다는 말은 가끔 듣는다. 사실 나는 내 목소리가 좋은지 모르겠다. 녹음된 내 목소리를 들으면 어딘가 들떠 있는 높은 톤이 귀에 거슬려, 낮고 조용한 목소리가 더 매력적이다 싶은 때가 많은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경쾌한 목소리가 뭔가 기분 좋은 활력소처럼 느껴지나 보다.


그런 이유로 어릴 적부터 라디오 DJ가 되고 싶었다.

비주얼이 출중해야 하는 배우나 모델이 아니고 성우나 라디오 DJ라면 왠지 가능할 것도 같았다. 폐쇄된 라디오 부스도 답답하게 느껴지기 보다 너무 멋진 꿈의 공간이었고, 그래서 꼭 DJ가 아니라면 그런 곳에서 일할 수 있는 PD도 괜찮다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장소는 ‘녹음실’ 같은 곳이었다.


몇 년 전 미팅 때문에 친구의 녹음실을 방문했었는데 그 곳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팟캐스트를 녹음한다면 꼭 그 곳에서 하고 싶었다. 그 날 이후로 계속 틈만 나면 친구를 설득해 드디어 내일 리허설 촬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시간 동안 그 곳에서 꿈을 이루게 된다.


라디오 부스는 아니지만 한 눈에 반한 녹음실 공간 (2024)


영화 시나리오처럼 흘러가는 대화, 기억 속 장면들.


“당신의 삶을 한 편의 영화로 만든다면, 시작은 어떤 장면부터 하고 싶나요?”


팟캐스트를 녹음하는 장면부터 하고 싶어요. 첫 녹음을 축하한다고 마크가 꽃다발을 저에게 줄 거에요. 그럼, 그 꽃다발을 받은 다음 테이블 위에 놓고는 가방 속에 들어있던 책들과 노트를 꺼내 놓는거죠.

책은 2017년 텀블벅 펀딩으로 만든 여행 에세이 “마크, 스완 게으른 탱고 1950”이고, 노트는 그냥 평범하고 두꺼운 A4 스케치북이에요. 그 안에 질문을 써 놨어요. 스케치북을 넘기면서 셀프 인터뷰를 해요.


“첫 책을 만들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이었나요?”

“첫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첫 책을 만들고 나서 어떤 점들이 아쉬웠나요?”

“앞으로 만들고 싶은 책들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출판사를 하면서 영감 받은 책들을 소개해 주세요.”

“최근 읽고 있거나 읽을 예정인 책은 무엇인가요?”

“힘들 때 당신을 가장 위로해 주는 책은 무엇인가요?”


“마지막으로 미래의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네번째 소원.

꿈은 잃지 않으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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