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그럼에도 하나씩 중심찾기
집 주변에 교회가 세 곳 있었다.
모두 가볍게 걸어서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
처음 맞이하는 주일에 아직 외출이 힘든 엄마를 빼고, 아빠와 동생, 그리고 나 셋이서 제일 가까이 있는 교회부터 가 보기로 했다.
첫번째 교회는 집 바로 옆 건물 2층에 있었는데 계단이 너무 가파르다고 동생이 완강히 반대하던 곳이었다.
아빠가 먼저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가신다.
나는 동생이 이야기하던 가파른 계단을 직접 보자마자 직감했다. ‘여긴 안 되겠다 ㅜ’ 계단을 오르내리다 발이라도 삐끗하면? 상상을 하는 순간, 아찔했다.
아빠가 의외로 이 곳을 마음에 들어하시면 어쩌나 하며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다시 계단을 내려오신다.
“문이 닫혀있다”
‘오, 주여… 감사합니다.‘
마음 속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11시가 넘었지만, 우리는 바로 두번째 교회로 향했다.
어린 학생들이 추수감사절 연극을 하고 있었다.
설교 말씀은 아깝게 놓쳤지만 동네 주민들이 화기애애하게 실수를 해도 박수를 쳐주며 해맑게 웃는다.
주일예배가 끝난 후 예배당을 나오니 묵직한 떡을 나눠 주신다. (추수감사절이라 뜻밖의 선물을 받았네!)
아빠는 이 교회가 좋다며, 예배가 끝나자 집으로 돌아가셨고, 동생과 나는 2시까지 기다렸다가 세번째 교회까지 가 보자 했다. 세번째 교회는 집에서 제일 거리가 멀었지만 건물이 크고 멋졌다. 역사도 오랜 곳이었고, 사람들도 많이 붐볐고, 엘레베이터도 있었다.
어느 교회를 갈지 가족 회의를 했다.
아빠는 두번째 교회, 동생은 세번째 교회가 좋다 했다.
나는 원래 동생이 아빠,엄마를 위해 가파른 계단이나 위험한 찻길이 없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거나 엘레베이터 같은 시설이 있는 교회를 원하고 있다 생각했다.
세번째 교회의 단점이 하나 있었다. 교회 앞에 도로가 있어 차가 오는지 살펴보고 길을 건너야 한다는 것.
이 부분을 동생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그 사실을 알려주었더니 (의외로) 흔쾌히 두번째로 바꾼다.
엄마는 동생이 좋다면 두번째도 괜찮다 하시고, 나도 가족이 다같이 한 교회를 가는게 좋으니 두번째로.
이렇게 앞으로 우리 가족과 신앙 생활을 함께해 나갈 교회를 꽤 민주적인 방식으로 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혹시 추수감사절 떡이 영향을 미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