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슬로우, 치앙마이
오전에 은선이를 만나고 공항철도를 탔다. 공항 가는 길은 무척이나 피곤했다. 아침 일찍 이르게 눈이 떠진 탓일까. 눈 감고 푹 쉬다가 핸드폰을 켰다. 공항에서 수령하는 바트 환전 미션 클리어. 출국 전 이심 설치도 미션 클리어다.
생각보다 일찍 출국장을 통과하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일 최애하는 공간인 스타벅스 북카페로 호다닥 갔다. 시간이 남으면 항상 그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1인용 소파 의자에 앉아서 치앙마이에 대해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어느덧 탑승할 시간이 다가왔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조금 이른 불청객’이 찾아왔다.
항공기 탑승을 위해 115번 게이트로 가는 인천국제공항 내 트레인을 탑승했다.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있다. 여기저기 외국어가 들린다. 내 앞에, 옆에는 온통 설렘 가득한 사람들이다.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큰일이네. 벌써부터 외롭다니. 불청객이 낯선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조금 이르게 찾아왔다.
혼여행에 있어서 걱정은 크게 두 가지다. 바로 체력과 외로움이다. 체력이 고갈되면 쉬면 된다. 근데 외로우면 어떡하지? 물론 현지에 가서 새롭게 사람들을 사귀면 되지만, 아무래도 혼여행에 있어 가장 든든한 친구는 ‘한 권의 책’이다. 이번에 들고 간 책은 카일 아이들먼 목사님의 ‘한 번에 한 사람(One at a time)’이다. 달랏에서는 고통과 아픔에 관련한 책들을 가져갔다면 이번엔 사랑과 관련된 책 딱 한 권만 가져갔다.
외롭다는 감정이 느껴지자마자 즉시 나의 새까만 백팩에서 시퍼런 책을 쑥 꺼냈다. 글자를 눈에 담자 외로움이란 감정은 신기하게도 사그라들었다. 나의 온 신경이 외로움이라는 감정에서 이 시퍼런 책 속으로 옮겨갔다. 책과 함께 사색하는 것, 보이는 공간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로 빨려가듯 들어가는 것, 이것이 바로 혼여행의 큰 묘미 중 하나다. 특히나 여행 중에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자연 안에서 따스한 아침 햇살을 쫘악 맞은 후, 커피 마시면서 책을 읽는 그 기가 막힌 행복이란!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째지는 행복이다.
혼여행의 컨셉은 힐링, 액티비티 등 다양하겠지만 내가 가장 선호하는 혼여행은 책과 글이 중심되는 느린 여행이다. 더불어 여행하는 지역의 역사 및 문화까지 알아가면 그야말로 안성맞춤, 아주 퍼펙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