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꼬불길, 빠이 가는 길

3부. 두낫띵, 빠이

by 이수하

‘더하기보단,

빼기‘



체크아웃하는 날엔 눈이 늦게 떠졌다. 핸드폰을 확인하니 9시. 체크아웃 타임은 11시, 체크아웃을 하고 빠이로 가는 치앙마이 아케이드로 가기 전에 나갈 채비를 해야 한다. 1시간 정도 침대에서 밍기적 거리고 씻었다. 이제 짐을 싸려고 하는데 이런, 좁은 도미토리에 다른 게스트도 짐을 싸고 있었다. 여러 사람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방의 크기가 넓지 않기에 혼자 짐을 싸야 좀 편하게 짐을 쌀 수 있는데 타이밍이 낭패라고 생각했다. 다른 게스트와 나는 동선이 겹칠 때마다 ‘쏘리, 쏘리’하면서 서로 부지런히 각자의 짐을 쌌다. ​

휴. 짐을 다 쌌다. 지금 시간은 10시 30분. 이제 딱 체크아웃을 하러 나가면 되겠다. 도미토리를 나갈 찰나 다른 게스트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너도 오늘 체크아웃을 하니?” ​

“오. 아니. 음, 사실 잘 모르겠어. 아직 계획이 없어. 근데 지금 침대가 2층에 있어서 너무 불편해. 그래서 1박을 다른 곳으로 갈까 생각 중이야. 그러나 이 호스텔 자체는 너무 좋고 멋져!” ​

그녀의 이름은 프란시스코. 칠레에서 온 젊은 여성이다. 프란시스코의 침대는 2층이었고 침대 위에는 그녀의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녀는 동남아를 여행 중인데 아직 계획은 없다고 한다. 판타스틱! 아주 멋지다고 엄지 척을 그녀에게 날렸다. 나는 그녀에게 동남아를 여행 중이라면 베트남의 달랏을 추천한다며 굿럭을 빌어주었다. 우리는 서로의 여행의 굿럭을 빌어주었다. 그렇게 프란시스코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나는 체크아웃을 했다.​​





빠이 가는 길은 악명이 높다. 나는 이 길이 나에게 지옥길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르고 치앙마이 아케이드로 향했다. 12시에 도착하니 11시 30분 차가 오고 사람들을 싣고 출발했다. 흠. 정시 출발, 정시 도착은 어려우리라 예상하고 바닥에 털썩 앉았다. 빠이 가는 플랫폼인 11번 플랫폼엔 빠이로 향하는 배낭족 유럽인들로 가득하다. 옆 플랫폼을 슬쩍 보니 그곳엔 현지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30분이 훌쩍 넘어서야 예약한 차가 도착했다. ​

치앙마이 아케이드에서 미니밴을 타고 빠이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700개가 넘는 꼬불길을 무시하고 멀미약을 꼭 먹어야 한다는 조언을 무시한 나를 원망했다. 진짜 고문받는 기분이란 이런 걸까. 이건 절대 차가 아니다. 넘실거리는 파도 위에 있는 배다. 가는 내내 나는 터질 것만 같은 토를 참느라 죽는 줄 알았다. 여차 하면 가방 안에 쏟아야겠다는 플랜을 세웠다. 다행히 가는 길엔 쏟지 않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돌아가는 길엔 멀미약을 먹었지만 가는 내내 토봉투를 가득 채웠다. 멀미약을 믿고 가기 직전에 밥을 잔뜩 먹었는데 그날 먹은 모든 것이 다 쏟아져서 나왔다. 혹시라도 빠이를 가는 사람이 있다면 꼭 유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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