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두낫띵, 빠이
빠이 여행자 거리를 걷다가 보면 거리엔 대부분 유럽인들이다. 카페, 레스토랑 노상엔 유럽인들로 가득하다. 웃통을 벗고 담배를 물며 스쿠터를 타는 서양인 오빠들은 쉽게 볼 수 있다. 길 위 강아지들도 아주 쉽게 볼 수 있는데 여기 강아지들도 자유로운 영혼인 것 같다. 길 위에 편안하게 쿨쿨 자고 있다.
대나무로 만든 다리 건너편엔 오두막 리조트가 보인다. 리조트 앞 강이 보이는 들판에 사람들은 자유로이 누워있다.
자유로운 영혼들의 마을, 빠이. 이곳에서의 오후는 너무나도 평화롭다.
태국을 여행하면서 컨디션이 아주 엉망이다. 비행기를 타면서 너무 아파서 울었고 치앙마이에서 며칠은 꼼짝도 못했으며 빠이 오는 길에는 계속 구역질, 식은땀이 났다. 어젯밤엔 두통, 미식거림으로 거의 눈물을 흘렸다. 이 여행이 실패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여행지에서 아프면 유독 서럽다. 어둠 속에 나 혼자 덩그러니 있는 기분이다. 실은 아프다는 사실보다 더 큰 문제는 무진장 서럽다는 거다. 여행지까지 와서 아파서 할 수 있는 거라곤 베드 위에 눕는 것 밖에 없다는 그 사실이 서럽다. 눈물 가득 서러움 가득한 마음으로 그 심정을 일기로 써내려간다. 이도저도 못하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싫지만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쉴 수 밖에야!
하지만, 인생지사 새옹지마. 위기는 결국 늘 기회가 된다. 아픔을 기회로 가만히 누워서 들뜬 마음을 누르고 나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정비한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기, 살면서 여행하기를 목표로 이곳에 왔다. 근데 초장에 너무 들떴단 말이다. 너무 신난 나머지 나의 체력은 나의 마음을 따라가다가 과부하에 걸렸다. 너무 많은 걸 하지 않아도 좋다. 여기저기 다니는 것보다 어쩌면 한 곳에 오래 머무르는 편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더하기‘보다 중요한 것은 어쩌면 ’빼기‘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건 ’더하기‘가 익숙한 나에겐 제법 어려운 숙제이자 연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