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도록 하는 것

2025년 8월 20일 수요일의 기록

by 이수하

전에 친구에게 장난스럽게 저 자신을 뽀로로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노는게 제일 좋아. 노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덕분에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는 노력을 했어요. 뽀로로 같은 성격에 잘 맞지 않는 일을 하면 남들보다 더 많이 불행하고 우울할 거 같은 거예요. 일이란 것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나에게 즐거움의 요소가 많은 일을 찾아나섰습니다. 찾으니까 찾아지더라고요.

매일 저 멀리서 온 낯선 이들을 환대하고 맞이합니다. 저는 외국인을 좋아해요. 외국어에도 흥미가 많고요. 또 저에게 주어진 할 일을 하면서 제일 좋은 건,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거예요.

손님들 덕분에 지루할 수 있는 일상에 활력이 돌아요. 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고된 청소를 하면서 늘 밝게 웃으시는 하우스키퍼님들이 참 존경스러워요. 차분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프론트 동료, 열정적으로 일하시면서 늘 칭찬을 해주시는 사장님도요.


불행이 인생의 기본값이란 말을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아, 깨달음을 준 말입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 와닿습니다. 기본값을 행복으로 두면 찾아오는 불행에 잠식되지만, 기본값을 불행으로 두면 감사할 점들이 많이 보입니다.

모든 인생들은 고통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요즘은 매일 마주한 슬픔을 견디며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 것입니다. 예전엔 인생의 목적이 행복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행복은 목적의 위치에 있을게 아니더라고요. 목적을 따라 걸어갈 때 행복한 순간도 있고 불행한 순간도 있는 거더라고요.

주어진 하루를 견뎌내려면 목적이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견뎌낼, 그런 목적이요. 저는 그게 '사랑'인 거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내게 하는 건, 결국 사랑인 거 같아요. 곁을 떠난 소중한 이들은 사랑의 흔적을 남기고 떠나갔습니다. 사람이 남기고 갈 수 있는 건 사랑입니다. 남는 건 사랑입니다.


사랑은 손익계산을 하지 않습니다. 인생을 살아갈 때 손해를 절대 피해갈 수 없으며 우리는 매일매일 크고 작은 손해를 보며 살아갑니다. 사랑은 이런 손해들에 부들부들거리지 않습니다. 사랑은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남의 유익을 구합니다. 사랑은 내가 손해보는 것 같지만, 사실 잘 보면 손해를 보는게 아닙니다. 크나큰 유익을 줍니다. 진심으로 사랑을 구할 때 진정한 행복이 나를 찾아오거든요. 그래서 오늘 하루는 사랑으로 살아보자, 그렇게 결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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