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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의 소소한 아침

2025년 9월 17일 수요일의 기록

by 이수하

오늘의 출근은 여유롭습니다. 단 10분 일찍 데스크에 앉았는데 말이에요. 그동안은 시간을 딱 맞추어 왔습니다. 마음이 급했습니다. 오늘은 10분 일찍 왔는데 마음이 느긋합니다. 전혀 조급하지 않습니다. 시작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시작점에서 마음이 급하면 뒤에 엉망진창 꼬이더라고요.


아침에 해야 할 간단한 일들을 끝내고 좋아하는 음악을 틉니다. 옆에 커피를 두고 아침글을 씁니다. 저번 주에 산 원목펜으로 글을 쓰는데 아주 마음에 쏙 들어요. 저는 펜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펜으로 쓰는 글쓰기를 기뻐합니다. 종이 위에 쓰는 글쓰기는 보이지 않는 내 마음을 적는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펜으로 글을 쓰면 마음이 흐뭇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며 살 수 있는 일상에 감사합니다.


손님들이 슬슬 일어나시네요. 손님들의 아침을 보면 기분좋은 여행의 아침이 떠오릅니다. 아마 여행의 아침이 가장 여유로운 아침이 아닐까요. 나는 이렇게 거의 매일 여행자들의 아침을 봅니다.


시간이 조금 흐르면 하우스키퍼들이 출근하고 청소하는 풍경으로 활기가 돕니다.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숙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하우스키퍼입니다. 제 생각은 그래요. 이들의 손길 없이 하루가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들의 땀에 감히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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