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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사람들

2025년 9월 26일 금요일의 기록

by 이수하

오늘은 세 사람들에 관하여 적어보고자 합니다. 인생의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자 길을 열어준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보면 사람 참 귀하고 만남이 중요합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출판이란 것을 하게 되었는데 거기엔 민정님의 도움이 무척 큽니다. 끄적인 글들에 날개를 달아줬달까요. 그녀와 함께 한 시간은 6개월. 그녀는 나의 글들을 꾸준히 응원해주었고 출판과정 하나하나 챙겨주었습니다. 출판과정을 마치고 계약서를 쓴 날까지 그녀는 나를 위로하고 응원했습니다. 계속 옆에서 힘을 준 고마운 사람. 나의 다음 완주 또한 응원한다며 끝까지 감동과 뭉클함을 준 사람입니다. 아. 이 사람이랑 첫 출판을 함께해서 좋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렇게 그녀는 ‘끝까지 쓰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인생의 밤에서 별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에이미님. 본명은 별. 이름만 생각해도 가슴 따뜻해지는 사람이에요. 내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 중 가장 멋있는 사람이고요. 겉보기엔 여리여리하고 속이 마냥 여릴 것만 같지만, 내 눈엔 그 사람의 강인함과 단단함이 보입니다. 그 사람은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으로 살고 있거든요.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타인의 약한 부분도 수용할 줄 알더라고요. 스스로까지 속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태반인 이 세상 속에서 정말 별과 같이 빛나는 사람이죠. 인생에 찾아오는 수많은 흔들림들 속에서도 춤을 출 줄 알고, 부러지지 않는 사람. 내가 가슴 깊이 존경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한 사람만 알아도 참 복받은 인생입니다. 그녀는 ‘자기 자신으로 살아도 되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내 걱정해주는 거야? 호의와 호감의 경계에 선 누군가의 다정한 말. 그 말에 저는 그 사람을 생각해요. 좋아하는 카페 가는 길에 그 사람과의 기억이 묻어 있어서 또 그 사람을 생각해요. 카페에 꽃혀 있는 책에 그 사람과의 추억이 묻어 있어서 또다시 그 사람을 생각해요. 나는 요즘 자꾸 그 사람을 생각해요. 자꾸만 생각이 나요. 다른 사람들이 나를 흔들 때마다, 어쩌면 그래서 흔들릴 때조차 나는 답장이 없는 그 사람을 생각합니다.


사실상 거의 얼굴만 아는 관계에서 관계의 밀도가 높아진 건, 함께 섬김을 하면서부터. 우린 서로 아예 사람. 어쩌면 서로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들에 가깝지만 오히려 그래서 좋았어요. 팀워크가 잘 맞았어요. 아주 좋은 합주 같았어요. 그 사람은 내색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지만 사실 나는 다 알고 있어요. 그 사람의 배려와 헌신을 나는 다 읽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진장 고맙단 말이에요. 나를 많이 챙겨줬어요. 조용히, 티 안 나게, 살며시 그렇게. 그 깊은 마음이 느껴졌고, 그래서 느낌적으로 알게 됐어요. 음식으로 치면 우려내고 우려낸 사골국 같은 사람. 진하고 깊습니다. 표현이 더디지만 속이 깊고, 느리지만 한결같고 단단한 사람. ‘깊게 우려낸 사랑의 길’을 열어준 사람.


나 너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너는 어떤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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