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란 아이의 기억에 관하여
해가 지면 그대로 주변이 깜깜해지는 외딴집.
나는 그런 시골에서 자랐다.
사실 그때의 나는
그 환경을 특별하게 자각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기보다는,
태어나면서부터 해가 지면
주변도 함께 정리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며 자랐다.
저녁이 되면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그렇게 하루는 매번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의문을 품을 이유도,
비교할 대상도 없었다.
성인이 되고 한참후에야 버스가 다니는 소도시로 나왔고,
나는 삶의 격차를 크게 체감하지는 못한 채 살아왔다.
적어도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런데 요즘 들어
‘귀농’, ‘귀촌’이라는 제목의 글들이
유독 자주 눈에 들어온다.
각자의 사정 속에서
시골이 왜 힘든지,
그럼에도 왜 의미가 있는지를 말하는 이야기들이다.
그 글들의 대부분은
성인이 되어
스스로를 건사할 수 있게 된 이후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 글들을 읽다 보니
문득,
미성년자였던 나의 숨겨진 자아가
기억 속 시골을 데리고 올라왔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기억은 물밀 듯이 밀려왔다.
그때의 공기,
해가 지면 멈춰버리던 시간,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던
어떤 외로움 같은 것들.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다만 쓰지 않으면
이 답답함을 안은 채
내 마음이 조금 이상해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이글이 나의 시골에 대한 기억을
어디로 데려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