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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강재 Jun 25. 2016

소설

난 병아리다.

삐약거리며 태어나 꼬끼오로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우리 집은 산 속에 있다.

말하자면 산병아리인 셈이다.

내 주인은 늙은 인간이다.

처음엔 머리가 검은 색이었는데 몇주 새 흰색으로 변했다.

와이프가 도망갔다고 했다.

인간들의 일은 내 알바가 아니다.

내겐 더 중요한 일이 있다.


우리 엄마는 날 낳은 뒤 그 다음날 죽었다.

내가 계란이었을 때 민가로 내려온

오소리가 잡아갔다.

주인은 아내를 찾느라고 닭장을 고쳐주지 않았다.

난 구렁이한테 먹히기 직전 살아났다.

내 친척들은 알에서 깨지도 못하고 죽었다.

고통은 없었을 것이다.


난 비장하다.

이 산을 내려 가려한다.

어차피 망가진 닭장은 쉽게 지나갈 수 있다.



.....메모장에 이런 글을 써놓았다.

왜 그랬니?

언젠지도 모르겠다.

병아리에 미쳤었나..


다시 이어서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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