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고 쌓인 시간
그 가을엔 몰랐다.
그 울음엔 몰랐다.
그땐 그냥 힘든 시간이라 생각했다.
긴 시간 상관없던 사람에게 전화해
애꿓은 울음 소리를 들려주고 나면
그렇게 보내고 나면
그냥 다시 찾아올 웃음이거니 했다.
긴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시간과 온전한 이별을 하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내 마음에 진흙을 발라
덕지덕지 흙멍이 되어서야
그리고 흙멍이 나무껍질처럼 되고서야
그 시간과 온전한 이별을 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뜯어내면 검퍼런 피가 나올것 같아 두렵다.
시간을 보내는 법만 알았지,
온전히 보내는 법은 몰랐다.
난 그랬다.
불안에 뒤척이던 새벽들이
불면을 돋구었던 생각들이
그 탓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미처 못했다.
그 시절을 나는 보내지 못했다.
그 시간을 나는 잊지도 못했다.
나는 그랬다.
너도 그러냐,
너도 그러냐.
지금 할수 없는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나간다.
너도 그러냐,
너도 그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