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편집기자로 12년을 일했다.
편집기자는 기사의 밸류를 판단해
지면에 실릴 기사를 정하고
취재기자가 작성한 기사의 제목을 뽑는 게 주된 일이다.
우연히 브런치에서 편집기자의 글을 읽었다.
배움과 성장을 위해 일을 한다고 했다.
내가 가지지 못했던 목표가 대단해 보인다.
나에겐 마감이 목표였기 때문이다.
신문은 나에게 벅찬 일거리였다.
내가 광화문 생활을 하는 동안
미대 출신 편집기자는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
미대 출신이라고 하면
반은 ‘오오’하며 신기해 했고
반은 ‘어어’하며 입을 다물곤 했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타 분야의 사람으로 보여지는 건 12년 내내 그랬다.
“쟤 미대 출신이래.”
미대에 성적으로 들어온 학우를
쟤, 그림 그릴 줄 아나?
라고 속으로 궁금해 하는게 당연하듯이
쟤, 글을 쓸 줄은 아나?
하고 속으로 생각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12년 내내 증명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