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by stillpencil

광화문 서점에서 책을 17만원어치 산 적이 있다.

남들은 이럴 때 어떻게 버티는 지 알아야겠다며

다급하게 쓸어 담았다.


죽지도 못하고 살지도 못할때 어쩌고 라던가

고개를 들어 노자를 보라마라 류의 책들이었다.


17만원 어치의 고난을 짊어지고 계산 하러 갔을 때

서점 직원분이 주위를 슥슥 하고 둘러보셨다.


그러곤 말 없이 사탕 한 개를 내 손에 쥐어 줬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책도 담아 줬다.


나는 17만원어치 고난과 사탕을 이고지고 집에 왔다.


얼마 전 짐 정리를 하다가

사탕을 담아 놓은 종이 상자를 열어봤는데

사탕이 찐득하게 녹아 있었다.


10년이 훌쩍 지나 17만원 책들이 어디 갔는지 잘 모르겠다.

버린 것 같다.

그래도 사탕은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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