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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려고 하면 이해하지 못할 사람 없고
이해하지 않으려고 하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어릴 적 아빠가 해주신 말이었다.
나는 당시 꼭 이해를 해야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있는 걸까.라고 생각했더랬다.
그냥 이해하지 못해도 두면 되지 않을까.
다정함을 마음을 한편에 간직한 채 살아가고 싶었지만 내 속에는 그걸 소화할 능력 따윈 없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다정함 따위 깃들 마음의 여유 그건 내게 너무나 큰 사치였을까.
인간들은 이리도 많은데 늘 안위나 휴식 같은 것들은 왜 그렇게 자연에서 찾게 되는지.
동물들로부터 받게 되는지.
말이 통하지 않는 말을 할 수 없는 나로부터의 일방통행으로만 쉼을 느낄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이토록 아이러니하고 이리도 이기적인 사람이다.
홀로 있을 때 가장 안정을 받지만 가장 외롭다.
타인을 만나고 싶지만 만나고 싶지 않다.
대화는 듣고 싶지만 직접 참여하고 싶진 않다.
정갈하고 간소한 것이 좋지만 넘치게 행복하고 싶다.
글은 쓸 수 있을 때 쓰고 싶을 때 가끔씩만 쓴다.
이런 기분이 들지 않은 날은 쓸 수가 없다.
외롭지 않으면 쓸 수가 없다.
하지만 외롭지 않고 싶다.
가을은 어쩔 수 없는 가을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