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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정인 Mar 08. 2024

행복 리추얼과 칭찬 일기_62일

오늘의 행복

 우울해서 힘든 며칠이었다. 오늘 있는 일정도 다 취소하고 집에 누워만 있고 싶었지만 그러면 더 안 좋아지는 것을 알기에 힘겹게 몸을 일으켜 집을 나왔다. 사람들을 만나니 웃을 일도 생기고 몸을 움직이니 생동감도 느껴졌다. 서울에서 수퍼비전이 있는 날이었다. 내가 애정하고, 함께 공부하는 M선생님과 수퍼비전 전에 만나 전시도 보고 맛난 저녁을 먹기로 했었다. 낭만적인 파리의 풍경을 보면서 선생님과 각자의 파리 여행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 앞에서 사진도 남겼다. 비건식당에서 아주 멋진 음식들과 와인도 곁들여 즐겁게 식사했다. ‘바로 여기가 파리가 아닌가~’라며. 난 차분하고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M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다.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힘이 없는 채로 있어도 괜찮은 기분이다. 오늘도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서 행복했다.  

 수퍼비전 시간에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 나누며 내 우울에 대해서도 좀 더 수용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만성 우울인 내담자 사례를 공부했는데 우울을 뿌리 뽑으려 하지 말고 지금 잘 기능하고 있는 점을 잘 찾아주고 이를 강화하며 살아가게 돕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배웠다. 나도 우울을 뿌리 뽑을게 아니라 우울해도 내가 잘하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강화해 나가고 우울하지만 일상을 살아내고 좋은 순간에 좀 더 주목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배움을 얻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칭찬 일기

* 침대밖으로 나오기 힘들었지만 나온 나를 무지무지 칭찬한다.

*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에 대해, 내담자에 대해 이해한 나를 칭찬한다.

* 약을 잘 챙겨 먹은 나를 칭찬한다.

* 음력 생일이었다. 음력 생일날을 근사하게 잘 보낸 나를 칭찬한다.

* 약속을 취소하지 않고 다녀온 나를 많이 많이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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