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
수면제를 먹고 잤지만 4시에 깼다. 눈 감고 누워만 있어도 잠을 자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해서 1시간을 더 누워있었다.
5시에 더 이상은 못 누워있겠어서 목욕을 했다. 목욕재계..ㅎㅎ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나니 개운하고 나의 몸을 아껴준 것에 기분이 좋았다.
아이를 위해 당근을 넣은 계란말이를 만들어 두고 나를 위해 오이와 당근을 썰어서 야채 도시락을 준비했다.
출근 전에 학교 카페에서 동기 선생님들과 만나서 수다를 신나게 떨었고 9시에는 상담을 받았다.
상담 선생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고백했다. 계속 의심하는 마음이 들어서 내 마음을 다 열지 못했음을 이번 집단상담에 가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신뢰하지 못하는 마음에 대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받아주셨다. 본인도 그러셨다고. 이런 이야기를 하면 실망하거나 내쳐질까 봐 이야기하기 힘들었는데 말하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고 더 깊은 관계로 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역시 솔직한 마음을 개방하면 좋은 만남이 이루어진다. 의심하는 마음을 바라봐주고 지나갈 수 있게 해 줘야겠다.
점심에는 센터장님과 함께 맛있는 피자와 파스타를 먹었다. 사과와 꿀, 고르곤졸라 치즈, 루꼴라가 들어간 피자가 정말 맛있었다. 맛있게 먹고 옆의 카페로 가서 회의를 했다. 즐겁고 좋았지만 회의가 1시간이 넘어가자 힘들어졌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에너지를 많이 썼더니 눈도 따갑고 머리고 후끈후끈했다. 그래도 1시간을 더 버티고 3시에 회의가 끝났다. 장하다.
지쳐있을 때 나를 쉬게 하는 방법을 이제는 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안한 노래를 틀어두고 부드러운 담요를 배게 삼아 책상에 잠시 엎드려서 쉬었다. 노래가 3곡 정도 지나가고 나니 눈이 떠졌다. 10분 정도의 시간이지만 이런 쉼이 나에게는 정말 필요하다. 그리고 양치하고 난 뒤 밖에 나가서 캠퍼스를 한 바퀴 돌았다. 바람도 좋고 예쁜 꽃들도 만나서 좋았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쉬었더니 다시 일할 수 있었다. 그 무엇보다 나를 먼저 생각할 것.
저녁으로 두부와 떡갈비를 굽고 야채와 함께 건강한 식사를 했다. 밥 먹고 아이가 좋아하는 ’ 파이팅 해야지 ‘ 노래를 들으며 다 함께 춤을 췄다. 음악이 흐르면 빠르게 추다가 음악이 멈추면 천천히 추는 게 규칙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배워왔는지 먼저 제안했다. 놀이도 먼저 제안하고 많이 컸다. 행복한 하루였다. :)
칭찬 일기
* 힘이 없을 때 나를 잘 돌봐준 것을 칭찬한다.
* 예쁜 꽃을 사서 볼 때마다 기분 좋게 만든 것을 칭찬한다.
* 너무 피곤하였지만 그래도 회의가 끝날 때까지 버틴 나를 칭찬한다.
* 술을 많이 마시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맥주 1캔만 마신 나를 칭찬한다.
* 계속 지금-여기에 머물기 위해 노력한 나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