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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정인 Oct 29. 2022

울고 싶을 때는 울어도 괜찮아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수용하고 보살펴 주기

  넘실거리는 감정에 휩쓸려 떠내려 갈 것만 같다. 누구라도 툭 건드리면 울음이 와앙하고 터져버리는 상태. 이럴 때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멈춰서 숨을 고르고 나를 살피는 것임을 안다.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통해 배우게 된 소중한 삶의 지혜.

  따뜻한 차 한 잔, 온기가 남아 있는 찻잔을 손으로 감싸 쥐었을 때 느껴지는 따스함, 소곤거리는 듯 불러주는 다정한 노래, 찬찬한 눈빛으로 나를 살피며 이대로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고마운 이들의 마음, 아주 뜨거운 라테에 캐러멜 드리즐 많이, 따끈한 운전석의 열시트,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 뜨끈하게 속을 달래줄 해장국, 슴슴하고 담백한 사골 국물, 갓 지은 밥 위에 올린 계란 프라이, 허리를 펴고 앉을 힘도 없는 나에게 가져다주는 따뜻한 물 한잔, 내 눈길이 머무는 곳을 알아채고 필요한 것을 챙겨주는 조용하고 세심한 배려, 멀리 있어도 따순 밥을 해먹이고 싶어 하는 언니들의 마음, 느슨하지만 따끈한 연대, 어서 빨리 괜찮아지라고 강요하지 않는 존중,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 오늘의 날씨와 기분에 어울리는 꽃 한 다발, 꽃다발을 들고 걸어갈 때 느껴지는 향기, 싱싱한 줄기와 잎을 다듬으며 풍기는 싱그러운 냄새, 거친 손을 촉촉하게 감싸주는 로션, 아로마향, 변함없는 그리고 매 순간 변하는 자연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조용히 바라보는 관조, 누르거나 피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는 알아차림, 이런 날도 있을 수 있다는 인정,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어 끝나지 않을 거라는 절망에 빠지지 않기, 억지로 웃지 않기, 울고 싶은 기분을 그냥 봐주기


  나는 읽기 쉬운 마음이야. 당신도 스윽 훑고 가셔요. 달랠  없는 외로운 마음 있지. 머물다 가셔요 . 내게  여운을 남겨줘요, 사랑을 사랑을 해줘요.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새하얀 빛으로 그댈 비춰 줄게요. 그러다 밤이 찾아오면 우리  만의 비밀을 새겨요. 추억할   위에 갈피를 꽂고  남몰래 펼쳐보아요. 나의 자라나는 마음을    꺾어버릴  없네. 미련 남길 바엔 그리워 아픈  나아 서둘러 안겨본  품은 따스할 테니, 그러다 밤이 찾아오면 우리 둘만의 비밀을 새겨요. 추억할   위에 갈피를 꽂고선 남몰래 펼쳐보아요. 언젠가  그날이 온데도 우리 서둘러  돌지 말아요. 마주 보던 그대로 뒷걸음 치면서 서로의 안녕을 보아요. 피고 지는 마음을 알아요, 다시 돌아온 계절도   동안  활짝 피었다 질래    영원히... 그럼에도  사랑은  같은 꿈을 꾸고 그럼에도 꾸던 꿈을   미루진 않을 거야.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반복해서 듣게 되는 위로의 노래. 나오는 눈물을 막지 않고 흘려보낸다. 한결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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