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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정인 Mar 08. 2023

최적과 최선

'이게 최선입니까?' 대신에 최적으로 가는 삶


단어

1. 최적 (optimum, best)

- 가장 알맞음

가장 최: 가장, 제일, 으뜸, 최상, 가장 뛰어난 것

맞을 적: 맞다, 알맞다, 마땅하다, 가다, 찾아가다  


2. 최선

- 가장 좋고 훌륭함, 또는 그런 일 

 - 온 정성과 힘 

 유의어: 극선, 으뜸, 제일  

가장 최: 가장, 제일, 으뜸, 최상, 가장 뛰어난 것

착할 선: 착하다, 어질다, 좋다, 훌륭하다   


* 나의 생각

 명상어플로 호흡명상을 하고 있는데 가이드에서 최선을 다하지 말고 몸에 맞는 최적의 호흡을 찾으라는 말을 해줬다. 최적이 다른 건가? 잠깐 의문을 가졌다가 무리해서라도 최선을 다하지 말고 지금 몸 상태에 맞게 하면 되다는 말임을 이해하고는 뜻을 찾고 싶었다. 

 두 단어의 뜻을 찾고 바로 드는 생각은 마음의 부담이 다르다는 거였다. 최적은 '가장 알맞음' 어떤 상태이든지 그 상태에 맞는 알맞음이라고 하니 부담감이 없는데 최선은 '가장 좋고 훌륭함, 온 정성과 힘'이니까 보자마자 부담이 되었다. 나의 몸과 에너지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느라 몸과 마음에 무리가 많이 가는 인생을 살아왔었다. 30대 초반의 싱글에게는 심적, 체력적 한계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고 성취감도 커서 그 방법이 잘 못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오히려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나도 무리한 노력에 도취되어 있었다. 불안이 엄습할 기회를 주지 않고 몸을 혹사시키고 '열심히 했으니까 잘 될 거야' 라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지쳐 잠들지 않으면 그날을 열심히 산 것 같지 않아서 죄책감이 들던 젊은 날이었다. 친구와 약속이 잡히면 그 시간 전까지 더 힘들게 일하고 놀러 갔다. 힘들게 일한 나에 대한 보상을 줄 뿐, 나를 보살피지 않았다. 

  잘한다는 피드백을 주변에서 자주 듣더라도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날들이었다. '정말 이게 최선이야?'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면 나의 엄격한 초자아가 24시간 나를 감시해 왔기 때문에 최선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어제 웹툰 10분 봤잖아. 그 시간에 더 연습했으면 더 잘할 수 있었겠지. 잠도 5시간이나 잤잖아.' 나에게 최선은 24시간 내내 그것에 몰두하여 매진하는 온 정성을 다 쏟는 그런 비현실적인 기준이었다. 최선을 한 분야에만 하는 것도 아니고 일, 관계, 자기 관리, 취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나를 강요했고.. 결국 번아웃이 왔다. 

  번아웃 이후로 노력, 최선, 자기계발, 발전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부담되고 거북한 느낌이었다. 그런 사회적 기준에서 멀어지고(몸이 따라오지 않으니 필연적으로...) 자연을 가까이하는 4년을 보냈다. 그 사이에 아이도 낳고 키우고 자연에 순응하며 순리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런 나에게 최적이라는 단어가 찾아왔다. 나의 상태를 고려한 알맞은 대처. 그게 순리가 아닐까. 안개가 끼면 속도를 줄이는 게 알맞은 것처럼. 

최적을 마음에 품고 살면 지겨운 자책도 조금 줄어들 것 같다. 지금 상태에서는 이게 최적이야. 이런 마음은 나 스스로뿐만 아니라 나의 아이, 나의 내담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후회하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무리하지 말고 지금 상태에 맞는 최적을 하면 되어요. 최적의 하루 보내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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