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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기 Apr 07. 2017

억울한 감정에는 두 종류가 있다

억울한 감정에는 두 종류가 있다. 개인적으로 억울한 것과 사회적으로 억울한 것이다. 입학한 학교가 마음에 안 든다고 후회하는 학생이 있다. 수업시간에 교수의 방식이 성의가 없고, 학교행정직원이 불친절하고 학생을 개별적으로 신경 써주지 않고, 교내 식당의 음식이 먹을 게 별로 없고, 취업지원이 부실하다고 불만이다. 이때 이 학생의 불만은 개인적인 억울함일까, 사회적인 억울함일까? 기준은 다수의 학생들이 그 학생의 주장에 공감하는가이다. 아들이 다섯인 집에 며느리로 들어간 사람이 시어머니에 대하여 불만이 있다. 다섯 며느리가 모두 불만이라면, 작은 테두리 내에서는 사회적인 불만이다.

미발달 된 사고에서는 '내가 불만이면 다른 사람도 불만일 것이다. 내 불만은 정당하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는 물어본 적이 없다. 불만은 있지만, 좋은 것들도 많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사람도 있고, 어디를 가도 그 정도의 불만은 생길 수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지내자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각종 모임에서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내 불만이 개인적인 차원인지 아니면 공적인 것인지를 구분해야 개인이 성숙해질 수 있다. 세상 일은 많은 사람들이 그 사안에 대하여 억울하게 여길 때 풀리기 시작한다. 나만 불만을 가지고 있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불만이 자신의 부적응과 무능력일 가능성을 눈치채지 못하게 된다. 새로 참가한 모임, 직장에서 무진장한 불만을 느낀다면, 그 집단을 탓하기 전에 남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나 자신이 너무 이상적인 상태를 원하는 것이 아닌지 반성해보아야 한다.

내가 억울하다고 별 상관이 없는 남들을 원망하기 시작하면, 자신만 부적응자가 돼버릴 수 있다.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소시오패스다. 내가 이렇게 고통을 당했으니, 남들도 당해야 돼. 이런 식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여당이 잘못한다고 모든 야당까지 싸잡아서 협 오한 다거나, 회사 사장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고, 그 회사 직원도 싸잡아 비난하거나, 아버지가 젊은 시절 실수해서 패가망신을 시켰다고 해서 그런 아버지를 잘 간수하지 못한 어머니까지 경멸하는 것, 새누리당이 잘못한 것을 가지고 야당이 개혁입법을 도와주지 않아서 국민경제가 발목이 잡힌다고 국민으로 하여금 특정한 당을 더 미워하게 만드는 것은 모두 확장된 다수를 만들어서, 자신의 복수를 정당화시키는 패턴이다. 싸잡아서 모두 싫어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소시오패스 흉내를 내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

소시오패스적인 인간은 자기 이외에 남은 모두 가해자이고 복수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나를 구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직 분노의 표현과 해소만이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개인적인 억울함과 사회적 억울함을 구분하지 못한다. 성급하게 화를 표출하고, 내가 아프니 다른 사람도 그렇게 아플 것이라고 단정하고, 자기편이 아니면 모두 미워한다. 평소에 불만이 많고, 타인에 대하여 별 관심이 없고, 자기의 고통만 말하려고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불평과 비판만 털어놓는 사람은 사회에 적응을 잘못하는 사람이다. 불만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편협성에 비례해서 늘어난다. 그 집단의 가장 평균적인 수준의 불만은 자신이 정상에 가깝다는 의미가 된다. 자기만 불만족도가 높다면, 자신을 먼저 점검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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