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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기 Aug 25. 2018

상처받기만 할 것인가


사람에게 상처받았다는 말은 심정 공동체 안에서는 어깨를 다독거려줄 일이다. 


'나, 이 만큼 아파'


'그래 힘들었겠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최소한 생존하고 보다 편하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위로'는 불완전한 조언이고, 더 나아가서는 어울리지 않는 관점이다. 




'아니, 이런 것도 몰라, 학교에서 뭘 배운 거니'


어이쿠야,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사람 앞에 서면 떨린다. 화도 난다. 감히 저런 심한 말을 나에게 하다니. 


부지불식간에 그 사람의 평범한 말에도 차갑게 반응하면서 둘 사이는 껄끄럽게 되어간다. 




심지어는 이런 껄끄러움이 싫어서 회사를 떠나기도 한다. 


상처받기 쉬운 사람, 공격당하는 것에 민감한 사람은 세상을 살아내기 힘들다. 토끼는 평생 토끼로 살아야 할까? 여린 심성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기 힘들므로 대체로 순한 관계를 맺고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직업을 바꾸게 된다. 




천사가 사자를 어루만지면서 다루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다루며 살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다룬다는 것은 야생마를 다루는 것처럼, 그 특성을 알고,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협업하는 것을 말한다. 가족부터 시작해서 직장, 고객까지 내가 만나야 할 사람들은 다양하다. 사자, 호랑이, 뱀, 앵무새, 여우 등등.. 저 고양이가 나를 할퀴었어...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징징거리는 일기를 쓰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배워야 할 것은 저 사람이 내 맘에 드느냐 안 드는가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가 아니라) 그 사람을 다루고 살아가는 기술이다. 겨울에는 겨울에 맞는 운동을 하고, 여름에는 여름에 맞는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유지하듯이, 살아가는 것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받았다고 피곤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을 두고 내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기가 세고, 똘똘한 사람들이 간혹 있다. 말을 하면 항상 내가 뒤로 밀린다. 테니스 게임으로 말하자면, 상대는 공을 빠르게 빈 구석으로 치는데, 나는 간신히 대응만 하다가 점수를 잃고 지는 것이다. 상대가 실수를 자주 해서 내가 게임에 이길 수도 있지만, 그것은 요행이고, 진짜 실력은 내가 공격에 성공해서 점수를 따내는 것이다. 당당하고 똘똘한 사람을 보면서, 내가 깊이 생각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혜안을 키우고, 기죽지 않고, 말을 똑 부러지게 하는 노력을 해야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 영역을 키울 수 있다. 




언제까지 상처받았다고 징징거릴 것인가, 상처받는 사람은 이미 게임에서 졌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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