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카페 | 일곱 번째 이야기
허허벌 유라시아 장엄한 태곳대지
그위로 높게솟은 망망한 영원우주
밤하늘 호화대찬란 별빛잔치 펼치타
아득한 신화전설 밤장막 수놓이고
인간사 무심하여 오직이 무한대륙
시공간 끝간데없어 북방하늘 터치타
광야에 시인있어 대지를 노래하고
끝없는 먼먼미래 웅장한 포부담아
허벌판 한가운데서 천상천하 호령타
차 한잔의 카페 | 일곱 번째 이야기
☼
제주도에서 왔다고 하는 노인이 아파트 옆집으로 이사 왔다. 남들은 가고 싶어 하는 곳에서 이 복잡한 대도시로 온 것이 의아했다. 하긴 아무리 좋은 곳에서 산다고 해도 나름대로는 떠나고 싶은 이유가 있을 테지.
그런데 그 넓은 아파트에 노인이 혼자 사신다는 것이 좀 의아했다. 사실 아직 그분을 보지는 못했다. 일흔은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라고 하는데, 무척 건강하고 또 건장해 보인다고 한다. 나는 경비아저씨와는 여러 일로 인해 친하게 지내고 있어서 그분이 아파트 내의 일에 대해서는 소상히 알려주는 편이다.
아파트 한 동에 엘리베이터 두 대가 오르내리고, 한 층에 네 세대가 산다. 그중에서 두 채는 좀 크고, 나머지 두 채는 좀 작지만 사실 둘 다 평수가 아주 큰 편에 속한다. 그 노인이 사는 아파트는 우리 집보다 평수가 약간 작다. 그리고 그 노인의 집은 우리 집과 붙어 있어서 옆집이라고 하지, 사실은 엘리베이터에서 볼 때는 입구가 정반대이다. 따라서 벽만 붙어서 옆집일 뿐 현관문은 완전히 반대인 것이다.
요즘 옛날 인심 같지 않아서 옆집에 누가 이사 왔다고 해도 일부러 찾아가서 인사하기도 그렇고 한 세상이라 새로 온 것을 알아도 모른 척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지하 주차장에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노인이 12층을 눌러서 그분인가 짐작했다. 그리고 정말로 12층에서 내리더니 나와는 반대편 통로로 돌아서기에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하고 말았다.
“들어가세요.”
노인이 돌아다본다.
“아, 예…….”
노인이 몸을 반쯤만 돌린 채로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저는 4호에 살아요. 여기 새로 이사 오신 모양이에요?”
“아, 예…….”
그러나 그뿐. 노인은 다시 몸을 돌려서 그냥 가버린다.
약간 무안한 생각이 들긴 했으나 노인들 중에 그런 분이 꽤 있어서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그리고 또 며칠 뒤에 이번에는 12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분을 만났다. 그분은 내리고 나는 타려고 하는 중이었다.
“안녕하세요.”
“아, 예…….”
노인은 그 말만 하고 그냥 가버린다.
그분은 풍채나 외모나 모두 중후해 보였다. 마치 은퇴한 노교수 같은 느낌.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나는 좀 마음이 상했다. 아무리 내가 조금 어리다 해도 흔히 말하는 불혹을 넘어선 나이이다. 겉으로는 그보다 훨씬 어려 보이겠지만. 그렇더라도 아파트의 같은 층에서 살면 서로 인사하고 지내는 거 아니냔 말이다. 게다가 그분과 나는 같은 아파트, 같은 층에 산다는 것 말고도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그분이 혼자 사는 것처럼, 나도 혼자 산다. 그렇다고 이혼녀나 사별녀는 아니다. 그냥 미혼녀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어쩌다 그렇게 됐다. 젊어서는 연애 무척 많이 했다. 그런데도 결혼은 못 했다.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그리고 또 하나 밝혀둘 것이 있는데, 나는 흔히 말하는 금수저다. 그것도 쌍금수저. 왕금수저. 그러니 내 주위에 남자가 얼마나 많이 몰렸겠는지 상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쉽게 말해서 간만 보다가 세월을 보내고 이렇게 혼자가 되고 말았다. 내 주위에서 떠돌던 남자들 중에는 이름만 대면 다 알 만한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리고 지금도 내 주변에는 늑대들이 빙빙 돈다.
기왕에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만 더 밝힐 것이 있는데, 나는 지금 일종의 도피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무슨 범죄를 저질렀다는 둥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시달리기 싫어 숨어 지내는 것이다. 그런데 또 모순되게도 어디 시골에 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강남 한복판 아주 유명한 아파트에서 산다. 일종의 허를 찌르는 수법이다. 남들은 내가 어디 먼 곳으로 가서 숨어 사는 줄 안다. 우리 가족까지도 그렇게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 반대인 것이다. 그렇지만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다 연락이 되기 때문에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일들은 소상히 잘 알고 있다. 다만 나에 대한 일만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을 뿐이지.
아, 잠깐만. 아직 하나 더 남았다. 내 성격에 대해서. 이 부분은 정말 세계 11대 불가사의 중 하나가 될 만한 놀라운 일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아주 새침해서 누구하고 말도 거의 섞지 않을 정도였다. 게다가 얼음 바람이 쌩쌩 불 정도로 차가운 성격이었다. 아마 그것 때문에 그 많은 남자들이 접근했어도 결국 모두 돌아서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30대 중반이 넘어서면서 완전히 딴사람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어느 날 갑자기.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그냥 어느 날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고 나서부터 나는 간단히 말해서 푼수가 된 것이다.
그 뒤부터 어디를 가나 사람들한테 먼저 인사하고……. 그런데 여기까지였으면 참 좋았으련만, 남들 일에 여기저기 참견하고 먼저 가서 꼬치꼬치 물어보고, 남들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이것저것 갖다주고, 친절하다 못해 과도할 정도로 앞장서서 알려주고 일부러 끌고 가서 확인시켜 주고 그랬던 것이다. 사실 그동안 나는 지금의 나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을 기피하는 것을 넘어서 멸시하기까지 했었는데, 내가 바로 그런 사람처럼 되고 말았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된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마치 어린애가 어느 날 말문이 터지듯이 갑자기 변하게 된 것이다. 지금 나는 한마디로 말해서 푼수인 셈이다. 아파트 경비원만 보면 붙들고 늘어져서 아파트 주민들에 대해 다 물어본다. 물론 그럴 때마다 상대방 손에 하나씩 쥐어준다. 고급양주, 양담배, 기막히게 맛있는 과자, 겨울에는 두툼한 고급장갑, 여름에는 선글라스, 그리고 명절이면 상품권 등등. 이것뿐만이 아니다. 음식점에 가서도 맛이 괜찮다 싶으면 주방까지 가서 요리법을 물어보고, 게다가 대답이 마음에 들면 팁까지 주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입이 헤프다고 속으로는 빈정거릴망정 겉으로는 나만 나타나면 죄다 반색을 한다. 그러면 또 나는 그것이 좋아서 입을 헤벌리고 실컷 수다를 떤 뒤에 미리미리 준비해 둔 티켓을 한 장씩 슬쩍 건네주는 것이다. 구두, 화장품, 연극, 어떤 때는 리조트 이용권까지. 그러나 나는 그런 것 구하는 데 돈 한 푼도 들이지 않는다. 모두 다 들어오는 것들이다. 그냥. 내가 관리하는 건물이랑 상점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 데에서 내게 보내주는 것들 죄다 인심 쓰는 것이다. 나는 남들보다 임대료도 좀 적게 받고, 이자도 적게 받고, 관리비도 적게 받고, 이것도 적게 받고, 저것도 적게 받고, 받고, 받고, 받고 한다. 그 대신 소소한 것들을 도로 받고 받고 받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 혼자 다 쓸 수도 없어서 남들에게 주고 주고 주고 하는 것이 버릇처럼 되었다. 그러니 그 사람들이 내 수다와 푼수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바람에 오늘날 나는 이렇게 되고 말았다. 여기 가서 수다, 저기 가서 푼수. 그래도 사람들은 도망가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나타나면 저 멀리에서도 달려온다. 남녀노소 지위고하 막론하고.
그런데 딱 한 사람, 나를 건넛집 강아지 보듯 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누구를 말하는지 짐작할 것이다.
그것이 처음에는 약간 무안했다.
그러나 그 다음에 지하주차장에서 만나서 또 먼저 말을 걸었을 때 역시 똑같은 대접을 받게 되자 감정의 문제로까지 살짝 나아가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12층에 이사 오셨죠? 저번에 한번 뵙고 인사드렸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러나 노인은 쓰윽 쳐다보고는 그냥 지나간다. 저번에는 약간 고개를 끄덕여 주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저, 여보세요. 나는 말이죠, 인사한 거라고요. 같은 층에 사는 이웃이라서…….
그러나 말로는 하지 않고 그 노인이 멀어져 가서 보이지 않게 되자 마음속으로 중얼거린 것이다.
별 이상한 사람 다 보겠네.
신경 끄자.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또 만났다. 이번에도 지하주차장에서. 게다가 바로 옆에서. 나는 차를 대려다가. 그 노인도 역시 차를 대려고 왔다가. 그러나 사람 대 사람이 직접 마주친 것이 아니라 차들이 먼저 만나고 사람은 나중에 좀 멀찍이 떨어져서 보게 된 것이다. 표현이 좀 이상한데,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러하다.
그런데 이것은 고백사항까지는 가지 않아서 미리 밝히지는 않았지만 나는 자동차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꽝이다. 특히 주차에 대해서는 장님 수준이고. TV에서 가끔 나오는 주차 공간 두 곳의 한가운데 떡하니 갖다대거나, 대형마트 출입문 앞이나 장애인 구역에 갖다대는 사람이 바로 나인 것이다. 내 차가 TV에 나오지는 않았으나 그런 방송이 나오고 나서는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경우가 없는 사람이라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주차를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한번 주차하려면 글자 그대로 수십 번을 왔다갔다 해야 된다. 그렇게 해서라도 제대로 대면 다행이다. 항상 삐딱하게 세우고, 옆 공간에 슬쩍 걸쳐놓거나 앞으로 삐죽 튀어나오고, 장애인 전용이나 소형차 공간에 내 대형 벤츠 떡하니 갖다놓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한 번씩 쳐다보게 하고, 기타 등등…….
그날도 실은 아직 열 번까지는 가지 않고 일곱인가 여덟 번째로 차를 넣었다 뺐다 하고 있는데 웬 BMW가 옆에 와서 떡하니 서더니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바로 내 옆자리 하나가 비어 있어서 그랬던 모양이다.
어떻든 상황이 그렇다 보니 나는 진땀을 흘린 채 평소보다 몇 번 더 왔다갔다 한 뒤에 간신히 차를 세울 수 있었다. 그나마 한쪽으로 치우쳐서. 그동안 고맙게도 그 차는 좀 멀찍이 떨어져 서 있었다. 그리고 거의 녹초가 된 기분으로 차에서 내려 아파트 출입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러자 그때까지 기다렸던 그 차가 한 번에 쑥 주차공간 한가운데로 정확하게 들어가더니 문이 열리는 것이었다.
나는 창피한 느낌이 들어서 얼른 고개를 돌리려 하다가 어떤 사람인가 약간의 호기심도 생겨서 그냥 바라보았다. 그랬더니 그 차에서 바로 옆집 노인이 내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동안 늘 양복 재킷을 걸쳐서 몰랐는데, 이번에는 흰색 반팔 티셔츠만 입고 있었는데 팔뚝이 말 그대로 이따만한 것이었다. 시커먼 선글라스를 쓴 채.
나는 무엇엔가 들킨 것 같아서 얼른 고개를 돌려 발걸음을 빨리해서 출입문으로 가서 전자열쇠를 대고 후다닥 안으로 들어갔다. 평소 같았으면 다가가서 말이라도 걸거나, 적어도 인사는 했을 텐데. 아무튼 그렇게 해서 요 근래에 처음으로 사람을 피하고 말았다. 마치 새침하기 이를 데 없었던 옛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그와 동시에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분한 마음이 올라왔다.
며칠 뒤 산책로로 나가기 위해 아파트 경비실을 지나가는데 문이 열리며 평소 특별히 친하게 만들어 두었던 경비아저씨가 뛰어나온다.
“아이고, 산책 나가시나 봅니다.”
“네. 안녕하세요. 별일 없으시죠? 따님 어떠세요? 퇴원해서 잘 지내고 있나요?”
“아이고, 그럼요. 다 여사님 덕분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경비원의 눈빛이 평소하고는 완전히 달랐다.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었다.
“아, 그런데 저 말입니다…….” 경비원이 주위를 한번 슬쩍 돌아다본다. “아무래도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나는 호기심이 확 일었다. 나이 든 이 경비원이 평소에도 늘 이것저것 아파트 주변의 일을 시시콜콜 이야기해 주었으나 이번과 같은 모습은 처음 보인 것이다.
경비원은 가까이 다가와서 마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나직하게 말을 한다.
“이거 남들이 알면 좀 곤란해지는데…….”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비원을 바라보았다. 그쪽에서도 내 눈이 반짝반짝했을 것 같았다.
“……저, 아무래도 그 사람 좀 이상해요.”
아마 내 눈은 더 커졌을 것이다.
“며칠 전에 여사님이 외출하신 뒤에 그분 손님들이 몇 왔었거든요…….” 경비원의 목소리가 아주 낮아진다. “아무래도 조폭 조직 같아요…….”
어쩐지……. 처음 볼 때부터 어딘지 다른 것 같더라니까.
으으으으으…….
나도 모르게 어깨가 부르르 떨려왔다.
하필 우리 집 옆에 그런 사람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날부터 나는 혹 그 노인, 아니 그 남자, 아니 아니, 그 조폭을 다시 만나게 될까 조마조마하며 지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어느 날 평소 가지고 다니는 큼직한 가방 말고도 또 하나,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사오는 바람에 큼직하고도 제법 묵직한 즈크천 직물 가방을 손에 들고 차에서 내릴 때였다.
여기에서 잠깐, ‘즈크’라는 것은 일본어 ‘즈쿠’에서 온 것 같은데, 이 말은 또한 네덜란드어인 ‘doek’에서 변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어 원 발음은 ‘두흐’ 또는 ‘두크’. 직물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한다. 이와 동시에 ‘doek’는 일본의 한 신발 및 가방업체의 브랜드명이기도 하다. 한편, 즈쿠는 일본에서 캔버스화를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되는 듯하다. 이들 설명 중에서 혹 잘못되었거나 부족한 것이 있으면 양해 바란다. 세상 살면서 이것저것 조금씩 알기는 하지만, 그와 동시에 늘 요기조기 약간씩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일에서도 확신을 못 하는 것이 내 큰 단점 중 하나다.
어떻든 내가 전쟁을 치르듯 간신히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서 그 두툼한 직물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나와 아파트 입구 문으로 향하는데, 그 조폭 노인이 막 문을 열고 나오는 바람에 정면으로 마주치고 말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하며 주춤거리고 그 자리에 서버렸다.
그러자 그 노인이 나를 멀끄러미 쳐다보는 것이다.
뭘 봐…….
나는 더럭 겁이 났다.
그런데 그 순간 노인이 나에게 다가온다.
안 돼! 도망! 도망쳐야 한다!
그러나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노인이 나한테 오더니 직물 가방 손잡이 끈을 덥석 잡는 것이다.
안 돼! 빼앗기면 안 돼. 사람 살려…….
그러나 내 손은 스르르 풀리고 있었다.
노인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번지는 것 같았다.
“내가 들어다 드리죠.”
나는 무엇엔가 홀린 듯 노인을 따라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우리 집 문 앞까지 갔다. 그러는 동안 노인은 마치 내 보디가드, 즉 호위무사처럼 앞장서서 걸어간 것이었다.
그런데……, 와, 그 우람한 어깨와 등짝!
떡 벌어진 어깨와 유라시아 대륙 같은 등짝이 내 눈앞에서 펼쳐진 것이다.
나는 그날 일이 마치 꿈과 같았다. 정말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었다.
그리고 그 노인이 더 이상 노인으로 보이지 않고 남자처럼 여겨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만나고 졸졸 쫓아오고 하던 그 쫌생이들하고는 차원이 다른 남자.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 남자와 그가 만난 사람들은 국군정보사령부의 해군 출신 대북요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