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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딸

by 이영진

파주 검단사에서 노태우

前 대통령의 안장식 행사에

참석한 파주시 공무원이

고인의 자녀들의 겸손과 사람 됨됨이에

감동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나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정년퇴직 했지만, 얼마 전 까지

고양문화재단 고양아람누리에서

무대기술감독을 했었다.

이 공연장 지을 때 부터 깊이 관여하여

귀빈들이나 시민들 극장 투어를

내가 도맡다시피 했다.

객석에서만 보던 극장을

무대, 분장실, 무대 하부 여러 곳을

보여주면 반응도 좋고,

나 역시 큰 기쁨이었다.


하루는 무대 투어를 신청한 사람이

나비아트센터 관장 노소영 씨 였다.

로비에 나가니 늘씬한 키에

여자 한 사람만 있었다.


- 혹시 노소영 관장님?

고개를 끄덕인다.

- 혼자 오셨어요?

- 녜. 왜요? 혼자 오면

안되나요?

- 아니요. 그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투어를 시작했다.

열심히 설명했고, 질문도 하며

경청해주었다. 대극장 설명이 끝나고

다른 공연장으로 이동하며


- 노장군님은 건강하십니까?

하고, 여담으로 물으니

- 녜?

하고, 깜짝 놀란다.

- 노장군님요.

아버님 건강은 어떠시냐구요?

눈에 감격이 어리는 모습을 봤다.

- 저도 한때는 장교였습니다


훨씬 더 투어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모든 설명 마치고, 주차장까지

안내해 드렸다. 잠깐 통화하더니

고마웠다고 깊게 인사하고

작은 스포츠 카 타고 떠났다.

나는 사라지는 그 순간까지 절을 했다.

몸에서 배워나오는 귀품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수 많은 투어객 중

가장 기억나는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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