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면접 바이블
지피지기 백전백승 [知彼知己百戰百勝]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으로, 상대편과 나의 약점과 강점을 충분히 알고 승산이 있을 때 싸움에 임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말.
취업과 이직의 관문 중 하나인 영어면접을 앞두고 있는 우리는, 과연 상대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을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상대를 알고 상대의 의도를 파악해야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지 않을까.
-
이번 포스팅은 국내에서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되겠다.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 중견기업, 외국계 기업, 그리고 해외기업들과 거래하는 많은 중소기업은 신입/경력사원 채용 시 영어면접을 진행한다. 물론 부서에 따라 천차만별이기는 하나 통상적으로 영어면접은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취업/이직 준비생들은 영어면접을 준비하며 아래와 같은 물음을 던진다.
- 영어 발음이 중요할까?
- 미국식 영어 발음으로 해야 할까, 영국식이 더 좋은 이미지를 주지는 않을까?
- 면접관중에 외국인이 있을까?
- 면접관은 어떤 질문들을 던질까?
- 면접관은 내가 구사하는 영어가 유창한지에 점수를 줄까, 아니면 내용에 점수를 줄까?
- (미드나 영화에서 본) 외국인처럼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겸손하게 말하는 게 좋을까?
등등 일반면접에서는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질문,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찾아야만 한다. 그 질문은 바로,
기업은 왜 영어면접을 할까?
-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운영되는 기업들이 영어면접을 도입하고 시행하는 이유는 '지배력 확보' 때문인 경우가 많다. 사실 그런 경우가 많다기보다는 '지배력 확보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먼저,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심지어는 Top-3로 불리는 대기업에서조차 실제로 영어를 사용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글로벌 비즈니스맨의 꿈을 가지고 신입사원으로 지원하는 준비생들은 약간의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으나, 현실이 그렇다.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의 경우도 특정부서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영어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으며, 게다가 그 특정 부서에서도 소수를 제외하고는 '영어에 능통하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기업 입사를 위해서는 높은 영어시험 점수는 기본인걸요."
라고 반문한다면,
"그것이 바로 미스터리입니다."
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저자도 무척 궁금하다. 특히 대기업에 입사하는 많은 이들이 높은 토익점수와 각자 다양한 해외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도 도대체 왜 그들은 영어에 능통하지 못한 것이며, 왜 현업에서는 영어를 쓸 일이 이토록 없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이번 포스팅만으로는 매우 부족하기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생략한다. 다음 포스팅에서 심도 있게 다뤄보도록 하자.)
Anyways, 특정 부서를 제외하고는 영어를 쓸 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업이 지원자들을 상대로 영어면접을 진행하는 이유는 결국 한 가지이다.
지배력 확보
기업은 기본적으로 직원들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철학을 깔고 있다.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사업체를 현장에서 돌리는 직원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배력이 확보되어야만 (아무리 수평적 구조를 가진 기업이라 할지라도) 기업이 돌아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지배력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불필요한 절차(Process)를 너무 많이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사실 대한민국 입시 교육구조, 사교육 시장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을 물론이고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지원자들은 기업들이 준비해 놓은 많은 관문들 (이력서/자소서, 일반면접, 심층면접, 영어면접, 임원면접)을 준비하며 본인들의 시간과 열정, 그리고 젊음을 희생한다. 이 과정 중에 기업 입사/이직은 본인의 꿈, 또는 생존을 위한 유일한 목표가 되어버리고, 이 모든 과정의 끝에서 기업은 지원자에 대한 심리적인, 그리고 현실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자, 다시 영어면접으로 돌아와서,
영어면접은 기업이 지원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좋은 도구(Tool) 중 하나로 기능한다. 따라서, 사실 지원자가 영어면접을 얼마나 잘 치렀는가, 지원자의 영어실력이 얼마나 출중한가, 따위에 기업은 전혀 관심이 없다. 믿을 수 없는가? 하지만 현실이다. 심지어 우리의 눈 앞에서 영어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면접관들조차 우리의 영어실력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심지어 저들은 우리의 영어 구사능력을 판단할 어학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기업이 영어면접을 시행하는 이유는 사실은 구색을 맞추기 위함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대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다수의 외국계 기업과 중소기업에는 적용된다고 볼 수 있겠다.
기업이 영어면접을 시행하는 이유는 '무척 다급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국내 대부분의 기업에는 '영어 능통자'가 많지 않다. 외국계 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우, 냉정하게 부서당 1-2명 있으면 많은 것으로 본다. 더 슬픈 사실은, 사실 (요즈음에는) 기업 내에서 가장 영어에 능통한 것은 '인턴' 들이라는 사실이다. 현실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특히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외국계 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직률(Turnover Rate)은 매우 높다. 현직에 있는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정말, 정말 정말 높다. 옆자리 동료가 들어온 지 일 년이 되자마자 꿈을 찾아 연수를 떠난다. 옆팀 김대리는 일 년이 되자마자 경쟁사로 이직에 성공한다.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부서에서 가장 영어에 능통했던 누군가가 퇴사/이직을 할 경우, 그 부서에는 곧바로 빨간불이 켜지고, 조만간 그럴듯한 구인공고가 잡코리아나 사람인 등에 포스팅된다. '영어 능통자'라는 그럴듯한 문구와 함께.
'영어 능통자' 후보를 상대로 기업은 당연히 영어면접을 진행한다. 하지만 역시나 기업은 '영어실력'을 보고 영어능통자를 가려내지 않는다. 기업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자들을 먼저 추려낸 후 그중 가장 영어실력과 '인성'이 뛰어난 한 사람을 솎아낸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렇게 선택된 한 사람조차 인턴보다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현실이다.
자, 그러니까 기업이 영어면접을 진행하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영어가 필요한 업무를 진행할 그 자리에 누군가가 다급히 다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
복기해보면,
기업은 크게 아래 두 가지 이유로 영어면접을 시행한다.
1. 지원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2. 다급해서
참 어이없고 기가 차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조금 과장되었을 수는 있지만, 이것은 상당 부분 현실이다.
"이런 어이없는 이유라면, 대체 영어면접은 왜 열심히 준비해야 하죠?"
라고 묻는다면,
어쨌든 기업은 영어면접을 계속 시행할 것이고, 이유야 어찌 되었든 우리가 '일정 수준 이상'의 준비된 모습은 보여줘야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 선택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지원자 중 (면접관이 보기에) 나와 호각인 경쟁자가 있을 경우, 영어면접은 의외로 '복병'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으니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기를 권한다. (실제 그런 경우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
저자가 '기업이 영어면접을 시행하는 이유'에 대해 다루면서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사실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영어면접을 대하는 마인드를 바꿔라!
저자는 그대가 영어면접을 조금 더 편하게 생각하기를 권한다. 가뜩이나 취업 및 이직 준비를 위해 준비할 것이 많을 텐데, 영어면접에 대해서만큼은 스트레스받지 않기를 희망한다. 영어면접은 전혀 준비할 필요 없는 대상은 아니다. 어쨌든 많은 기업에서 입사 과정 중의 하나로 채택하고 있는 중요한 대상이고, 어쩌면 정말로 글로벌 비즈니스맨이 되게 위한 첫 리허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영어면접이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대단한 무언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부담이 되는 수준의 사비를 들여 준비해야 하는 그런 대상은 아니다. 따라서 영어면접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고, 쉽지는 않겠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편하게 준비한다면 그대는 지금 준비하는 영어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