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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연 Jan 27. 2019

기업의 영어

충격적이었다.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들, 말 그대로 '외국계' 기업들, 수출에 사활을 거는 중소기업들, 이들이 '영어를 대하는 자세'가 이토록 안이하고 대책이 없을 줄은.

직접 그들을 클라이언트로, 또는 파트너로 상대해 보기 전까지는 정말 알지 못했다.


개인적인 경험만 가지고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은 경험에 비추어볼 때,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기업의 현상황을 냉정히 분석했을 때,





대한민국 기업의 영어는 죽었다.


'영어'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사회이슈 중 하나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기업의 영어가 죽기 전에 '대한민국의 영어도 죽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대한민국의 영어는 죽었다. 이 이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매거진에서 다룰 예정이고 (너무 많은 것이 엮여 있기에), 본 매거진에서는 '대한민국 기업의 영어'를 소생시키기 위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S사, H사 등의 대기업의 인재들은 영어를 잘할 것이다,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감히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 정도로 대한민국 사회의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고,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그곳에서 일하는 인재들의 실력은 의심받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의심해 보아야 한다. 적어도 그들의 '영어실력'에 있어서 만큼은. 그리고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그들의 영어는 형편없다는 진실을

이것은 그 인재들의 잘못이 아니다. 기업의 잘못이고, 정책의 잘못이며, 무엇보다 썩을 대로 썩어 손을 볼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영어교육 시스템의 잘못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대한민국의 영어교육 정책(입시정책을 포함한)이 바뀔 리 만무하고, 이미 고착화되어버린 영어교육 시스템, 그리고 그에 뒤따라 생긴 왜곡된 사교육 시장이 정화될 리 만무하다. 저자의 예상에는 최소 10년, 아니 수십 년이 지나도 이 견고한 성은 무너져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그나마 손을 대어 향상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기업 경쟁력과 국가경쟁력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것은 '기업의 영어능력'인 것이다.




'기업의 영어능력'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인재들의 영어능력은 매우 좋다. 그것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문제는, '서류상 영어능력'만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서류상 영어능력이라고 하면 어학연수 경험, 단기유학 경험, 해외여행 경험, 토익시험 점수, 토플시험 점수, 아이엘츠 시험 점수 등, 말 그대로 서류상으로 증명된 영어능력을 말할 수 있겠다.


인재들의 서류상 영어능력이 좋은 것이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저자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서류상 영어능력이 좋은 인재가 조직 내 대부분인 것은 '기업의 영어능력' 측면에서 문제다. 왜냐하면 그들의 영어실력은 실제로는 (practically) 형편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영어실력은 형편없다. 왜 그럴까?


그 수많은 인재들은 '영어실력 향상'을 위한 영어를 습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입사'를 위한 영어를 공부해 온 사람들이다. 사실 이것은 그들이 적어도 중학생 때부터 되풀이해온 습관에 기인한다. 점수를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입시를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취업을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그렇게 그들은, 아니 우리들은 항상 '무엇인가를 위해' 영어를 '공부'해 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영어를 공부한 사람'은 절대로 '영어를 습득한 사람'의 영어 구사능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 또한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여하튼, 이렇게 '서류상 영어능력'이 뛰어난 인재만을 보유한 기업의 국제적 경쟁력이 날마다 후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취급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또는 마케팅적인 측면이 아닌, 오직 기업의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대한민국 기업의 국제경쟁력 상실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영어'를 대하는 기업의 자세가 변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기업, 그리고 중소기업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향상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다. 기업이 '영어'를 대하는 자세가 변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더 이상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현실의 문제를 회피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본인들이 편하자고 이력서 상의 그럴듯한 영어점수를 지원자들에게 요구해서는 안된다. 본인들이 편하자고 원어민 한 명 임시로 채용해서 매년 영어면접을 치러 내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 본인들이 편하자고 프리랜서 영어강사 한두 명 가끔 초빙해 회사의 복지 인척 유세 부리는 행태 또한 멈춰야 한다.


장기적으로 보아야 한다. 기업 영어의 체질 자체를 혁신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더욱이 국제적으로 이미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자리 잡은 기업들이야 말로 지금 당장 영어를 대하는 자세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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