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은 회사를 가장 오래 다니는 사람이 결국은 이기는 거라고 많이 얘기한다. 정말로 오래 다니는 사람이 진정한 위너인가?
존중받지도 못하면서 버티기만 하면 정말로 이기는 것인가?
회사에서 최종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여러 후보들이 있다.
먼저 최연소 임원이다.
동기와 선배를 제치고 조직에서 승승장구하는 엘리트들. 과연 이들은 승자인가? 대부분 최연소 임원들은 급하게 조직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바람에 주위에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사람을 곁에 두려 인사 발령 때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주위에 사람이 없으니 외롭다. 일이 너무 많아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느라 외로운 줄도 모르고 산다. 더구나 대부분의 여성 임원은 돌싱이나 싱글이 많다. 유리천장을 뚫어내느라 삶의 중요한 시기를 놓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장이 바뀌면 하루아침에 잘리기도 한다. 그러나 임원이 되었다는 자신감과 높은 자존감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내기도 한다.
두 번째 부류는
2년에 한 번씩 몸값을 올려가며 회사를 전문적으로 옮겨 다니는 직장인이다.
이들에게 익숙함과 현상유지는 그 자체가 도태이다. 머리가 좋아 상황판단이 빨라 수직으로 이동하거나 자기가 하고 싶은 업무를 주로 맡기도 한다. 그러다가 좀 불리하다 판단되면 재빨리 다른 회사로 옮긴다. 이들 역시 주변에 사람이 없다. 진득하니 붙어 있지 못하니 사람을 깊이 있게 사귈 시간이 없다. 이들이 전문성 또한 떨어지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능력이 탁월한지 밑천과 깜냥이 2년이면 드러나서 이직을 하는지 헷갈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다음은
직급이 높아 연봉은 높지만 하는 일이 별로 없는 짬 있는 차 부장 급이다.
좌천이 되거나 승진을 못해 이리저리 떠돌지만 중요한 업무는 맡지 않는다. 오래 다녀서 연차도 많고 월급도 많지만 조직 내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들이 제일 많이 하는 허언이 다음 조직개편 때 사표를 내겠다고 말하면서 정작 퇴직은 하지 않고 보통의 후배들보다 더 오래 다닌다. 오래 다니는 사람이 결국 이기는 것이니까. 그러나 조직 내에서 인정과 존중은 받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회사를 부업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원래 물려받은 재산이 많거나 아니면 이리저리 재테크에 능해서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성공한 직장인들이다.
주위에 업무와 회사 일에 집중하는 능력 있는 직장인들이 재테크에는 젬병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회사 일에는 젬병이지만 재테크에는 고수이다. 마음과 금전에 여유가 있어 조직에 그리 충성하지 않는다. 제일 부러운 대상이기도 하다. 역시 우리나라는 부동산인가?
회사에서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각자의 입장에 따라 순위는 다르다.
그러나 회사에서 제일 실패한 사람이 누군지는 알 것 같다. 매일 일에 파묻혀 온통 일 중심이라 일과 일 사이에 사람이 없는 사람이다. 설상가상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건강까지 잃은 사람들이다.
직장이, 조직이, 업무가, 주변에 불편한 동료가 우리를 병들게 하고 잡아먹을 때까지 방치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직장생활에서 건강과 사람을 잃는 사람이 제일 불쌍한 사람이다.
어쩌면 MZ세대에게서 최종 승자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제일 행복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관점에서는
회사와 일을 통해 역량을 키워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이다. 또한 직장생활을 통해 진정성 있는 사람이 주위에 많이 남는다면 더할 나위 없다.
어쩌면 직장 생활의 최종 승자는 직장을 다닐 때가 아니라 직장을 그만둔 후에 결정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직장을 퇴직한다면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저의 직장생활에서의 평가는 지금부터가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을 그만둔 후에 얼마나 많은 후배들이 저에게 연락을 하고 안부를 주고받는지, 얼마나 많은 직장 동료가 나의 성공을 도우려 하는지, 이러한 사람이 많은 사람이 최종승자라 생각합니다.
그만두면서 후회하는 한 가지는 일하는 동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지 못한 것입니다. 또한 제가 직장생활을 통해 배운 것이 얼마나 남은 인생에 도움이 될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진정한 저의 직장생활의 평가는 지금부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