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남은 2024년, 매일매일 나에게 고한다 [10]
20년 뒤에 당신은 틀림없이 했던 일보다 하지 않은 일 때문에 더 화가 날 것이다.
-
마크 트웨인
20년 뒤에 하지 않은 일 때문에 더 화가 날 것이라는 말에 완전 동의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했던 일보다 하지 않은 일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이미 이 말을 처음 보자마자, 20년 전에 하지 않아 후회되는 일들이 셀 수 없이 떠올랐다.
고민만 하다 시작조차 하지 않은 일, 시작은 했지만 중도에 포기해 버린 일, 나는 아예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고민조차 하지 않고 단념해 버린 일들 말이다.
나 역시 그랬던 일이 무수히 많다. 그중 하나 영어 공부였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대학입시 이후에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사실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도 더 부족한 과목에 신경 쓰느라 영어는 이미 손에서 놓은 지 오래였다. 영어 공부를 손에서 놓은 지 30년은 된 듯하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영어를 가르치는 일은 아니지만, 영어가 일종의 밥줄이 되어 직장 생활을 했고, 회사 다니는 내내 영어 때문에 시달렸다.
하루에도 수십 번 주고받는 영어 이메일, 툭하면 하게 되는 콘퍼런스 콜, 영어 프레젠테이션과 출장.
준비를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자유롭게 내 생각을 표현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신중하게 써야 하는 메일은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프레젠테이션은 아기가 말 배우듯 옹알이만 하다 나오는 기분이었다.
결국은 ‘영어 공부해야지’라는 생각만 반복하며 하지 않은 채 직장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렇다 보니, 내가 지난날 하지 않아 후회되는 일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중 마음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것이 바로 ‘영어 공부‘였다.
회사를 그만두고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고, 그다음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영어를 자유자재로 하고 싶어서? 영어로 취업하고 싶어서? 물론, 그런 식으로 도움이 된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사실 이유는 이거다.
더 이상 후회하기 싫어서.
‘진작에 할걸.’ 하고 매번 후회하는 내가 싫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내가 부끄러웠다. 그때 했더라면, 작년에 했더라면, 한 달 전에라도 했더라면…
20년 전에 내가 하지 않은 일로 지금의 내가 지금 후회하고 있지만, 20년 뒤에 또다시 현재의 내가 하지 않은 일로 다시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먹었다.
안 하고 후회할 바에는, 차라리 하고 후회하자!
언어는 살아 숨 쉬는 생명체 같아서 계획 진화하기 때문에 나는 그 진화의 속도를 절대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지금 공부한다고 네이티브처럼 될 리 만무하지만, 그렇다고 잘할 자신이 없어 시작조차 안 하는 것 오히려 나의 오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무엇에 도전하든, 세상에 나 혼자 가지고 있는 기술이 아닌 이상, 나는 세상의 최고가 될 수 없다.
그럼 도전하면 안 되는 것인가?
지금 나의 영어 공부 목적은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가 가장 큰 이유다. 내 인생에 또 다른 숙제를 남겨두고 싶지 않다.
태산같이 높이 쌓인 내가 해야 할 일들과 못 해본 일등 중에서 오늘의 To do list 중 한 가지를 쓱 지우듯 최소한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고 싶다.
도전과 노력을 하지 않는 내 삶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계속 변하고, 누군가는 달리고 있다. 옆 차선의 차가 더 빨리 달려 마치 내가 탄 차 뒤로 것처럼 느껴지듯, 어느 순간 나만 홀로 그 자리에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20년 후에 내가 하지 않아 후회할 일에 도전해 보자.
가장 후회할 일에 도전을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예전의 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