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남은 2024년, 매일매일 나에게 고한다 [3]
In life as a human being, nothing secure. Just follow your heart.*
인간의 삶에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따르라.
내가 너무 무모했다.
어쩌자고, 블로그 매일 쓰기도 해보지 않고, 브런치도 처음인데, 매일 세 개의 글을 쓴다고 했을까.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주 3회 글 쓰기 계획을 하고, 그조차 고통스럽게 이어갔던 나였다.
글을 쓰다 말다 골백번을 고치고 또 고치고, 그런데 결국은 초안과 달라진 것 없는 글의 발행버튼을 마지못해 누르곤 했던 나였다.
그런데 브런치와 블로그에 매일 글쓰기라니!
나는 평소에도 계획적이기보다는 다소 충동적인 편이다.
계획만 세우다 지지부진하고, 뭉개다 못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뭉그러져, 최대한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고 또 미루다 마지못해 행동에 옮긴다.
그런데 그 행동하는 순간이 절벽에 떠밀리듯 막다른 곳에 다다른 경우일 때도 있지만, 생각보다 좀 충동적이다. 그냥 어느 날 갑자기!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었고, 갑자기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고, 갑자기 블로그를 시작했고, 갑자기 러닝을 시작했고, 갑자기 브런치를 시작했다.
결국 수백 번 고민만 하고 진척이 없다가, 갑자기 행동 개시를 하곤 했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은 정말 이 모든 게 정말 ‘갑자기’ 시작한 것이었을까?
사실은 내가 망설이고 있었을 뿐, 내가 정말 하고 싶어서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아니었을까?
결국, 내 이성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굴복한 것은 아니었을까?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다고 느꼈던 그즈음 말이다.
나는 미라클 모닝은 하기 싫고, 블로그는 자신 없고, 러닝은 웬 말이며, 브런치는 남의 일이었다.
회사? 내 마음의 준비가 되면 그만둘 생각이었다.
생각해 보면, 결국은, 내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 선택은 그 충동적으로 결정‘한 것 같은’ 결정들이었다.
나는 그저 내 마음의 소리에 져주는 척했을 뿐이었는데, 모두 후회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왜 좀 더 빨리 시작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만 남을 뿐.
윗 말의 마지막 문장은 지금은 일단 모른 척하기로 했다. 나는 일단 매일 글을 쓸 것이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Follow your heart, but take your brain with you.*
*알프레드 아들러, <초급 한국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