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있어요 고양이>
얼룩 고양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시는 분을 본 적이 있어요. 길에서 홀로 울던 아기 고양이를 몇 주간 지켜보다가, 더는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구조를 하셨고 이제 6개월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얼룩 고양이는 잔디와 햇빛을 느긋하게 즐겼고, 주인에게도 덥석덥석 안기는 것을 보니 강아지 못지않게 외부 활동의 신뢰가 있구나 싶은 가족이었어요. 제이크도 뒷마당에서 콧바람 쐬는 것을 좋아해서 마당으로 나가는 문을 열어달라고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하던 아이였으니, 보기 드문 산책 고양이를 봐도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저와 같이 산책을 나온 어린 조카가 고양이가 잔디를 씹어먹는 것을 보고는 왜 풀을 먹냐고 물었고, 긴 설명이 귀찮다며 ‘글쎄’라고 얼버무리고 싶진 않아서 명확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듣고 있던 얼룩 고양이 주인이 ‘잘 아시네요’ 하고 놀랐다는 눈으로 저를 바라봤고, ‘아, 저도 키웁니다.’라고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이젠 제이크가 없지만 키웠었다는 과거형으로 진행형인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싶진 않았어요. 우리 집 노란 고양이도 이 동네 길고양이였다는 말로 얼룩 고양이 주인에게 동질감을 표하고 어느 동물병원 다니시냐며 스몰토크를 좀 했죠. 이제 저는 고양이 스몰토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고양이 초보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이크와의 시간을 통해 어느새 고양이의 표정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성장하게 되었죠. 제이크가 알면 신경도 안 쓸 저만의 뿌듯함입니다.
제이크는 알고 있을 필요 없죠. 그저 평안하게만 있어 주면, 그만이니까요. 혹시 제이크가 불편한 상황이 오더라도 잠깐이길 바라고, 작은 불편은 훌륭히 참아낼 멋진 어른 고양이라고 믿어요. 실제로도 그렇고요.
함께 있었을 때도, 과학자들이 말하는 원자가 되었을 때도, 종교에서 말하는 영혼이 되어있어도 제 바람은 언제나 같습니다. 우리 도련님 심기 거슬리는 일 하나 없기를. 제이크의 안온함이 저의 평화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