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
동물 친구들은 가족들 외에 집 밖의 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죠. 당신 집의 인기쟁이도 잘 있나요? 혹은 잘 있었나요. 덩치가 큰 아이였나요, 작은 아이였나요. 고양이인가요, 강아지인가요. 아니면 앵무새나 햄스터처럼 좀 더 특별한 친구였을까요. 이름은 뭐였을까요. 저의 궁금증이 당신에게 닿아도 답변이 돌아오진 않을 테니 상상을 해봅니다. 마치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를 기다리며 포근한 이불을 끌어안고 자는 귀여운 아이들처럼, 각자의 아늑한 집에서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본인이 가장 편해하는 자리에서 보호자들과 엉겨서 자는 반려 가족들을 떠올려 봅니다.
챙겨줄 게 많은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만 보면 집에 평화를 주는 아이들이라 가족 중 그 누구보다 더 큰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강아지를 키울 때 분리불안이 없도록 교육을 잘 해내겠다고 열심히 다짐하며 키우지만, 뒤돌아보면 강아지와 떨어진 주인들이 더 그리워하는 것 같아 분리불안증을 겪는 것 같다는 말이 그냥 실없는 농담은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도, 조용히 한쪽에 자리한 아이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가족 곁을 지키고 있겠죠. 예전에도, 오늘도, 앞으로도 당신과 함께하면서 가족 모두 행복하길 바라고 즐겁길 바라요. 저도 주변 사람들과 제이크 이야기를 하면서 웃고 있답니다.
제이크의 장례식이 있던 11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밤을 여러 번 넘겨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고 지금은 겨울의 흔적이 없는 완연한 여름입니다. 초록 나무가 가득한 풍경을 보기 위해 창틀에 올라간 제이크의 뒤통수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네요. 작년 이맘때쯤 제이크 털을 밀어야겠다고 생각했고 한두 달 뒤쯤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이발기를 꺼냈었죠. 깎았던 털을 버리는 게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도 드는 여름입니다.
제이크가 죽고 나서 슬픔이 크게 와서 처음엔 석 달만 참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인턴 기간도 3개월이니깐 3개월의 위력이 있겠지 싶었죠. 그다음은 6개월이었고 지금은 삼년상 치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은… 제이크한테 네가 너무 예뻐서 내가 맘고생을 많이 한다고 투덜거리며 살려고 합니다. 제이크가 듣고 있으면 늘 같은 그 표정으로 알게 뭐람 이라고 할 듯싶습니다.
유튜브에서 동물 영상을 보다가 키우던 강아지를 보낸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마음에 품고 있다는 분들의 댓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보호자 선배님들이 그러시다니 나도 갈 길이 제법 길겠구나 싶어서 허허허 웃어버렸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은 잘 지내고 계신가요.
이 책을 읽고 그림에 채색도 하면서 어떤 생각들이 드셨을까요. 제가 그린 그림은 우리 집 아이들을 떠올리며 그린 것이지만, 아마 당신 손에서는 분명 친숙하게 여기는 아이의 모습으로 모습으로 색이 입혀졌을 것 같아요. 제 예상이 맞았을까요, 혹시 예상이 맞았다면 박수를 짝치며 그럴 줄 알았어요 하고 웃게 될 것 같습니다. 반드시 그렇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마음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 저녁 밥상에 된장찌개가 올라올지, 김치찌개가 올라올지 맞혀보는 정도의 따듯한 호기심이니까요.
당신 곁을 함께한 반려동물이 고양이든 강아지든 병아리든 어떤 종이라도 우리 아이들은 모두 사랑받는다는 점에서 닮았으니, 그림 속 고양이 제이크나 푸들인 하니가 어떤 옷을 입게 되어도 그건 당신의 손에서 만들어진 사랑이 묻은 얼룩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으로, 손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를 보내시기를 바라요. 괴로움보다는 그리운 슬픔으로, 그 후엔 추억의 행복으로 여러 날을 웃으며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참 웃긴 면도 많았잖아요. 그렇죠?
'고양이 제이크'를 실제 책으로 만들어보고자 계획을 세워보고 있습니다.
글(에세이)과 그림(컬러링) 페이지를 따로 두어서, 구매자가 그림 페이지에 색칠한 후에 필요하다면 뜯어서 엽서로 사용한다는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번쩍 일었습니다. 그 때문에 책의 형태지만 뜯어 사용할 수 있는 엽서 북으로 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엽서 북의 제작 비용이 일반 책의 배는 비싸서 비용 문제에 고민이 되었습니다.
제작비용에 대한 고민을 들은 지인이 텀블벅 후원을 해보라는 말을 해주어서, 준비를 해보고자 합니다. 후원 모집 글을 올리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식을 공유해 드릴 예정이니 종종 찾아와주시면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 들 듯합니다.
다른 글에서 찾아뵙겠습니다. 이월 드림
@lee2_wol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