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있으신가요? 아직 곁에 있다면, 이별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미어지는 여린 마음을 안고 계실지도요. 저는 제이크를 보내기 전, 강아지 하니를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있어서 나름대로 신입 초짜는 아니랍니다. 물론 저보다 경험 많은 선배님들이 계시겠지만 괜스레 어깨를 한번 으쓱해 봅니다.
하니는 날씨 좋았던 5월에 갔습니다. 따뜻한 기온 탓에 사체 부패 우려가 있었기에, 장례식장에 미리 안치 요청을 하고 주말에 장례를 치렀어요. 반려동물의 장례는 처음이었고, 잘 모르다 보니 집에서 먼 곳에 장례식을 예약하게 되었고, 수의와 관까지 갖추어 풀세트로 보냈습니다.
제이크는 옷 입는 걸 워낙 싫어했던 아이라 수의는 고민조차 하지 않았고, 아이가 떠난 그날 집에서 함께 하루를 보내며 애도 했기에, 장례식장에서의 인사 시간은 짧게 흘렀습니다. 장례의 과정 중에 걱정했던 것은 화장한 뒤에 남은 뼈의 모습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황소처럼 뚱뚱하다고 놀리던 하니의 몸에서 아주 얇은 뼛조각들만 남은 것을 봤을 때 아주 속상했고 충격이 컸습니다. 또다시 마음이 다칠까 조심스러웠는데, 의외로 전처럼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외관과 완전히 다른 모습의 뼈인데, 신기하게도 제이크의 모습을 담고 있었어요. 보기만 해도 예쁜 제이크의 모습을 또 다른 형태로 본 것 뿐이니 흰색의 둥근 형태의 얼굴 뼈도 마냥 어여뻤습니다. 제이크의 뼈이니 제이크의 모습인 건 당연한 걸까요.
장례식장에서 석고 유골함에 담긴 제이크를 예쁜 보자기로 싸서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로 벌어질 일들도 예상했죠. 어느 날은 괜찮다가, 또 어느 날은 길거리에서 비슷한 아이를 마주치면 울컥하겠죠. 예상이 되니 저는 괜찮습니다. 제이크가 없는 공간의 낯섦도 비슷하게 경험해 봤으니 슬픔을 예상하고 방어 전선을 쌓아봅니다. ‘괜찮다'라는 방어막을 뚫고 들어온 감정에는 ‘나는 슬플 것이고. 슬픈 게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며 별수 없이 얻어맞는 것을 각오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예상해 보고 대비했음에도 처음 겪는 감정들이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당신은 어떤가요. 그 시간을 잘 지나오셨나요. 그 후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갔나요. 저는 일상을 잘 지키며 살아가고 있어요, 당신도 용감하게 일상을 살고 있으실 테고요. 혹시 아직 장례를 앞두고 계신다면 그날에 우리를 떠올려보세요. 같은 경험을 했고 웃으며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경력자들을 생각하면 힘이 되지 않을까요.
다소 다른 결의 말일 수 있지만, 어느 과학자가 말하기를 우주적 관점으로 봤을 때 죽음은 당연하고 살아있다는 건 한순간이라고 하더라고요. ‘잠깐의 삶의 시간에 함께해줘서 참 고맙고, 다시 돌아간 것이다’라고 생각하니 저는 조금 괜찮아지는 것 같았어요. 생명이 다했어도 눈에 안 보이는 아주 작은 원자가 되어 지구를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땅에 묻어 줬다면 어떤 것의 생명으로 이어져서 지구에 존재하고 있을 거예요.
사후에 대해 여러 말들이 있죠. 죽은 뒤엔 어디론가 간다, 혹은 아무것도 없다, 하늘나라에 가면 먼저 간 반려동물이 마중 나올 거라는 말도 있고, 아니면 그냥 원자로 흩어질 뿐이라는 말도 있지요. 믿음과 분야에 따라 말은 제각각입니다.
우리와 함께했던 아이는 이제 우리 곁의 아주 작은 원자와 입자가 되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믿음을 더한다면,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도 품을 수 있어요.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당신이 아주 힘든 어느 시간을 보내고 계실 때 이런 생각들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마음을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