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얀 Jul 06. 2024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사회교리주간 영상 시나리오

作. 이원길 (요한보스코)


#Scene 1.

직장인 A(요한), 시계를 쳐다본다. 손목 시계는 오후 3시를 가르킨다. 배가 고픈듯 주위를 둘러보고, 식당을 하나 발견해 들어선다. 자리에 앉는데 한국인 식당 주인이 요한을 발견하고는 말한다.


식당 주인 : 아, 저 지금은 점심 후 쉬는 시간이에요. 야, 똠냥 너, 간판 안 내놨어?

(외국인 노동자가 주눅든 표정으로 나타난다)

똠냥 : 아, 고마워요.

식당 주인 : (메뉴판으로 머리를 쥐어박으며) 고마워요가 아니라 죄송해요이지, 어휴, 너도 이달까지만이다. 얼른 간판 내다놔!! (요한을 향해) 죄송합니다.


 # Scene 2.

식당을 다시 나온 요한, 잠시 주변을 다시 돌아보지만 마땅한 곳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참에 편의점이 눈에 들어와 편의점을 향한다. 순간 문을 박차고 울면서 뛰어나가는 20대의 여자 아르바이트생, 뒤이어 쫓아 나오는 편의점주


편의점 주 : 미친년아, 요 앞으론 지나도 다니지 마라. 에이 퉤!

(순간 요한과 눈이 마주친다. )

편의점주 : (머쓱해하며) 아이고, 죄송합니다. 어서오세요.

편의점에 들어서자, 편의점 캐셔 위에 동전 주머니가 놓여있다. 편의점주는 동전주머니를 다시 내려놓으며

편의점주 : 사고 치고 전과 있는 기집애, 알바로 받아줬더니, 뭐 추가 수당을 달라고? 하튼 이래서 알바도 고졸 애들은 받는 게 아니라니깐


뭔가 사려고 편의점내에서 서성이다 편의점주에 말소리를 듣고 입맛이 사라진 표정의 요한, 도로 편의점을 나선다.


#Scene 3.

도심 공원 벤치에 앉아 겨우 컵라면 하나를 허겁 지겁 먹는 요한, 그때 핸드폰이 울린다. 카톡

정규직 김대리
 “야, 어디야? 부장님이 너 찾아, 왜 안 들어오냐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허탈해하면서 답톡을 보낸다.

점심을 못 먹어서, 라면 하나 먹고 있어, 금방 들어갈께”

요한, 현타에 빠진듯 하늘을 바라보고, 하늘에 새겨지는 성경 문구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 조차 없다." (마태 8,20)


#Scene 4.

회사 로비에 앉아 불편한 몸으로 편지를 골라내고 있는 장애 아르바이트생의 뒤로 회사로 서둘러 뛰어들어오는 요한의 모습이 지나가고 카메라 전환되며 사무실로 들어오는 요한의 모습, 사무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부장 : 이요한? 잠깐 회의실로 들어와요.


마치 없는 사람 취급하듯, 사무실 사람들 누구 하나 요한을 쳐다보지 않는다. 한 무리의 화기애애한 직원들의 너머로 투명한 회의실에서 심하게 야단을 맞고 있는 듯한 요한의 모습, 뭔가 웃으며 화기애애한 직원들과 크게 대비되는 앵글

(다시 카메라 전환되며 회의실 안, 부장은 나가있고 요한만 남아있다. 멘탈 나간 요한, 아무도 위로하러 들어오지 않고, 위로해주는 이들은 없다. 그런 요한의 목걸이 사원증엔 “계약직 임시 출입증”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Scene 5.

장면 전환되며 탕비실로 터덜 터덜 들어오는 요한, 한 무리의 직원들이 뭔가 웃으며 얘기하다 요한이 들어오자 이야기를 뚝 그치며, 탕비실 밖으로 나간다. 탕비실 안엔 아까 그 장애알바요원만 남아있다.


그 장애 알바가 요한을 발견하곤 웃으며 요한의 우편물을 전달한다.


장애알바요원 : 이요한님, 우편물입니다.


(회사에 누구도 요한을 있는 사람 취급하지 않지만 장애 알바만은 있는 요한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우편물을 받아드는데 우편물 맨 아래 힘내라는 의미의 과자가 있고, 포스트잇이 붙어있고, 포스트잇엔 아래와 같은 문구가 써있다.)  


“이 회사에서 요한씨가 제일 진심으로 일 해요! 기죽지마요!”


(오열하는 요한, 장애알바요원은 요한을 뒤로 하고 탕비실을 나오며 탕비실 문에 청소 도구를 갖다두고, 청소중이라 점검중이라는 푯말을 걸어둔다) 화면 한 편으로 새겨지는 문구


인간의 사랑이 참된 사랑이 되려면, 정결뿐 아니라 “자비, 공감, 화해, 용서, 사려깊음”이 조화를 이룬 태도와 삶의 방식이어야 한다.('사랑의 기쁨', 4장)


점점 화면 디졸브되다 수많은 아이들이 즐겁게 뛰노는 모래밭 운동장의 아이들을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신이다. 검은색 양복 입은 사람들이 아이들 뛰노는 사이로 들어서 선을 긋는다. 선을 긋기 시작하자 점차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줄어들고, 아이들이 뛰어 노는 활동량도 줄어들기 시작한다.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놀지 못하고 울상이 되어가는 아이들 제각각의 표정, 클로즈업 화면 겹치며 공원에서 각자 뛰어 노는 레고 블럭 모형들에 컬러 포스트잇이 붙여진다.


그 뒤로 요한의 나레이션,


식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많은 곳에서 우리는 필요에 의해 공동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식별이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누구는 검은색, 누구는 파란색, 누구는 빨간색, 물론 하나의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질서가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식별 되어진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하고, 어디에 속해져야 할까요? 그들의 마음은 누가 위로해주고, 그들의 손은 누가 잡아줘야 할까요?


<잠시 침묵, 그리고 와장창 바구니에 버려지는 레고 블럭의 사람 모형들 그 뒤로 나레이션>


학력, 장애, 종교, 인종, 지역등을 이유로 식별 되어진 사람들, 그들은 사람이 아닐까요?


<그 뒤로 2차 세계대전 홀로코스트로 희생된 사람들의 시체가 겹겹이 쌓여있던 이미지가 겹쳐졌다가 점차 블랙 아웃, 나레이션 계속, 아래의 문구가 차례 차례 화면에 뜬다.>


31

마침 어떤 사제가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32

레위인도 마찬가지로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33

그런데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34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35

이튿날 그는 두 데나리온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비용이 더 들면 제가 돌아올 때에 갚아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6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37

율법 교사가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아래 자막은 엔딩의 하일라이트로 크게 띄운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 연출 포인트 #1.

극중 요한은 성소수자로 설정할 예정입니다. 다만 한국천주교회의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입장이 부정적인 관계로 요한의 성소수자 설정은 은유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며, LGBT의 상징물들 중 정말 잘 아는 사람이 아니면 모를 만큼의 상징적 악세서리로 대신해 그들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아무도 모르게 드러낼 예정입니다.


* 연출 포인트 #2.

놀이터 연출이 어려울 경우, 레고 블록등으로 재연 연출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Casting

요한 : 남1

똠냥 : 외국인 노동자1

편의점 알바 : 여1

장애인 알바 : 남 또는 여 상관없이 1인

편의점주, 식당점주, 부장 :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단 의미에서 * 3인 1역)

사무실 직원들 : (엑스트라 다수)











































나의 수호천사, 지성이는 지금 세계 여행 중이다 . . . .


이전 11화 하느님의 종들의 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