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원일 Oct 23. 2021

K의 결석


항상 선한 얼굴에 선생님의 썰렁한 농담에도 희미한 미소를 지어주던 K군. 성실하다 못해 조용하다보니 그의 존재도 잊고 말 정도로 모범적이던 그가 어느 날인가 자리에 보이지 않았다. “애들아. OO 학교 안왔니?” “네” "왜 안왔니?” “몰라요. 아버지도 OO가 아침에 학교에 간다고 나갔대요." 늘 자리를 지키던 K이기에 부모도, 담임도 친구들도 당황했다. ‘별일 없겠지... 별일 없어야 하는데...’ 다행히 다음날 K군은 등교했고  결석사유는 이랬다. 그가 겸연쩍게 머리를 긁으면서 하던 말이... 그 날 등굣길에 갑자기 등산이 하고 싶었더랬다... "그래 잘했다...다음엔 말하고 가라" 무슨 말을 더 어떻게 할지... 우리는 그의 마음을 어쩌면 절반의 반도 모르고 있지 않았을까. 며칠 후, 복도에 서있는 K의 뒷모습을 만났다. 방과 후 텅 빈 복도에서 까치발을 하고 밖을 보는 K군.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나는 그의 이름을 반갑게 부르는 대신 조용히 카메라를 들었다.

이전 13화 선생님 울리는 학생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