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고백

골목길에서 친구에게 진심을 토로하다

by 이우

한여름밤의 고백



- 골목길에서 친구에게 진심을 토로하다



DSC01073-4.jpg 어느 텅 빈 골목길, 친구와 함께.



바로 이 자리였다. 스물한 살의 어느 선선한 여름밤이었다. 홀로 전국을 기차로 떠돌아다니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흥분감을 주체하지 못한 채 와인 한 병을 사들고 친구에게 찾아갔다. 거리에 앉아 와인을 나발로 불며 친구에게 고백했다. 방황과 문학의 세계에 흠뻑 취해버렸노라고. 이제 이곳에서 무언가를 찾아낼 것이라고. 그로부터 십 년, 같은 장소에서 다시 친구와 만났다. 나는 맥주를 들이켜며 고백했다. 소설을 세상에 내놓는 설렘과 두려움에 대해서.




두 번의 고백, 날것 그대로의 원고, 출판의 과정을 모두 지켜본 친구는 말했다. 그래도 이제 정말 출판의 문턱까지 왔다고. 20대를 쏟아부은 결과물이니 세상의 반응이 어떻든 간에 겸허히 받아들이라고. 세상으로부터의 혹독한 비평보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무관심이라고. 나는 말했다. 세상의 피드백이 무엇이든-무관심이든, 찬사든, 비평이든- 그것을 디딤돌 삼아 이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겠다고. 새벽이 점점 깊어갔지만 이젠 두려움도 괜찮을 것 같았다.



지금으로부터 십 년 후, 나는 그에게 무얼 고백하고 있을는지.



DSC01055-4.jpg 지금으로부터 십 년 후, 나는 그에게 무얼 고백하고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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