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로저>에 대한 단상, <안단테>
밤하늘에 달이 두 개 떠있다 해도 믿어주는 것이 사랑이다. 나는 그동안 그것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라고 믿어왔다. 거짓을 감춘 가면 너머로 나아가지 않는 것, 비밀을 감춘 베일 너머로 다가가지 않는 것이다. 언제나 가면과 베일 너머에는 깨어지기 쉬운, 상처받기 쉬운 가녀린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그 너머의 것들이 궁금했다. 거짓도 믿어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제법 그럴싸한 진언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도, 거짓 너머의 진실이, 비밀 너머의 실체가 알고 싶었던 것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너무 깊숙이 다가가면 모든 것이 깨어질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사실, 우리의 직감처럼 진실은 잔인하고, 실체는 냉혹하다. 모든 것을 알게 된 우리는 상처를 받는다. 상대도 마찬가지이다. 진실을 감췄던 애정의 가면도, 실체를 감췄던 야릇한 베일도 되려 굳건한 장벽이 되어버린다. 이제는 다가갈 수조차 없는 것이다. 알게 되어 상처받고, 드러내어 상처받은 것이다. 그렇게 사랑도 끝이 나고 마는 것이다. 어쩌면 거짓과 실체를 감추었던 가면과 베일,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언제나 들춰보고 싶던 그 아슬아슬한 경계가 바로 진짜 사랑인 것은 아닐는지.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낯선 누군가를 갈망하는지도 모르겠다. 그 아슬아슬하고 야릇한 경계를 회복하고자.
Hello stra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