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원(還元)

<그라베>

by 이우

<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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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고 싶은 욕망보다 환원하고 싶은 욕망이 더 큰 삶의 원동력이 아닐까. 불안하다. 남기고 싶다. 이 세상에서 사라질까 두렵다. 일기를 쓴다. 시를 쓴다. 단상들을 적어나간다. 소설을 써나간다. 무채색의 빼곡한 활자들. 차갑다. 불온전하다. 고작 이것이 환원의 결과란 말인가. 아, 이것 역시 내 육신처럼 그저 한 줌의 재로 날아가지 않겠는가. 부족하다. 불안하다. 남기고 싶다. 고갤 들어 주위를 바라본다. 나를 둘러싼 사람들. 그들에게 다가간다. 함께 찻잔을 기울인다. 시선을 공유한다. 이야기를 한다. 이해가 아닌 공감을 한다. 애정을 느낀다. 우정을 나눈다. 사랑을 한다. 아, 환원되고 싶다. 그들의 기억 속에, 그들의 웃음 속에, 그들의 사랑 속에. 그대들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 그대들은 따스하기에. 보다 온전하기에. 그대들 역시 한 줌의 재로 사라진다 하더라도. 나는 그 속에 환원되고 싶다. 나의 모든 것을 소진한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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