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잊고 있던 누군가를 떠올리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 나의 호스트가 되어준 자하라는 멋진 카페에서 글을 쓰고 싶다던 내게 시립 극장으로 갈 것을 추천해주었다. 그곳이 이란의 예술가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며, 예쁜 카페들이 즐비하다는 것이었다. 버스를 타고 시립 극장으로 갔다.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며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우연히 아기자기한 카페와 마주했다. 여기다 싶었다. 나는 고갤 들어 간판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카페 고도'. 문득 잊고 있던 존재가 떠올랐다. 혹시 그 '고도'가 아닐까, 가슴이 두근거렸다. 들어가보니 예감이 맞았다. 벽에는 사무엘 베케트의 사진이 커다랗게 걸려 있었다. 테헤란에서 고도라니. 고도는 사무엘 베케트의 극작품 <고도를 기다리며>에 등장하는 이름이다. 작중 주인공인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고도를 기다린다. 하지만 그들은 고도를 기다리면서도 그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 왜 기다리는지도, 무엇 때문에 기다리는지도 모른채 그저 기다리고 기다릴 뿐이다. 그렇게 기다리는 행위 속에서 극은 끝이나고 만다.
사무엘 베케트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하염없이 기다리고 열망하는 그 무엇, 하지만 결코 오지 않는 그 무엇에 대한 메타포였다. 내가 고도를 접한 것은 이십대 초반의 어느날. 그 두려울 것 하나없이 오만하던 그 시절엔, 바보같은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와는 달리 고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고도를 찾기 위해 방황했다.
하지만 그동안 나는 고도를 잊고 말았다. 그저 무언가를 부단하게 좆으며 살았다. 작가가 되리라. 방황하리라. 책과 함께 낯선 세계를 방랑했다. 그리고 마지막 여행지 이란에서 고도라는 이름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다. 자문 하나. 나의 고도는 어디에 있던가. 고도와 가까워지긴 했던가, 그가 누군지 알게 되었던가. 카페 고도에서 나는 또다시 책을 읽었고, 이야기를 써나갔다. 하염없이 고도를 기다리며.
-2017년의 여름, 테헤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