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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 Mar 28. 2020

꿈으로 인한 마음의 빚

꿈으로 인해 마음의 빚을 지고 말았다

오랜만에 서점에 들렀다. 나는 한 서점원에게 인사를 했다. 그동안 나의 저작에 무척이나 신경 쓰며 매대에 오랫동안 디피해 준 것도 모자라 매대에 작은 팻말까지 달아주었던 고마운 분이었다.

그녀는 얼마 전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손님 한 분과 다투었다는 것이었다. 사정은 이러했다. 어느 손님이 신간 매대 한 칸에 수직으로 쌓여있는 자기만의 모험을 모조리 꺼내 신간 매대의 다른 책들을 덮어놓았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장면을 목격하곤 이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 손님은 자신의 행동이 무안했는지 그녀에게 되려 화를 냈다. 이윽고 실랑이가 벌어지고 말았다.




들어보니 손님은 자기만의 모험에 애정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신간 매대를 자기만의 모험의 것으로 만들어놓았으니. 반대로 서점원은 책을 다시 정리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마주한 것이었다. 목적과 의무가 충돌하고 말았던 것이다.

두 사람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더불어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나의 책이 세상에 더 잘 알려지기를 원했던 누군가, 그리고 그간 나를 잘 챙겨주었지만 그로 인해 수고스러운 일을 해야만 했던 서점원.

나의 책으로 인한 미안함과 고마움은 온전히 내 몫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빚도 능히 짊어질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그 빚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instagram : @leewoo.dem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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