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그리운 먼 이방의 작은 고향
모로코에서 살았던 일 년. 오직 욕망에만 충실했던 시간이었다. 지상의 양식을 흡수하는 데에만 총력을 기울였다. 괴테, 니체, 토마스 만, 허먼 멜빌, 홉스, 하이데거, 카뮈, 지드, 서머싯 몸 그리고 성경. 정말 닥치는 대로 읽었다.
나는 체하고 말았다. 먼 이슬람의 땅에서 체질과 다른 서방의 철학과 문학을 폭식하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로부터 삼 년. 김치도, 된장도 충분히 먹었다. 조금이나마 체기가 내려갔다. 그렇다면 이제서야 소화시키고 있는 것일까.
여전히 그때의 자양분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지금까지 집필한, 집필하고 있는, 집필하고 싶은 소설은 그 시절의 모로코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하는 것은 모로코적인 문학이 될 것이다. 동양인, 이슬람의 땅, 서구의 정신. 세 개의 전혀 다른 세계가 마주했던 대지로써의 모로코. 오직 나만의 모로코.
먼 훗날 나는 라바트로 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 파도가 몰아치는 해안으로 가서 집필한 소설들을 제물로 바치고 올 것이다. 다시 돌아가는 그날까지 부단히 모로코의 양식을 되새김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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