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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영 Sep 02. 2022

울음은 난데없이 터지니까요

따뜻한 시선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울었다. 정확히 말하면 난 배우는 입장이니 선생님 앞에서. 첫 수업이었고 나를 사랑해주지 못한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울컥했다. 울음은 예고 없이 터질 때가 많았고 그만큼 꾹꾹 눌러온 마음이라는 걸 반증했다. 당황했지만 담담히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요즘,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감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불안감도 든다. 사람에게 데이다 보면 거부감 같은 게 올라왔고, 반대로 대화가 이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믿었다가 상처를 입기도 했다.


작은 인연이 닿아 그 끈으로 나를 묵묵히 응원해주는 사람, 글을 오랫동안 지켜봐 온 사람. 우린 본 적도 없지만 서로를 응원하고 있었다. 이제는 억지로 참거나 스스로 억압하는 일을 그만할 것. 조금씩 끄집어내다 보면 꾹 눌러왔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날도 올 것이니. 내가 포기하지만 않으면 과거나 미래 속에 갇혀있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나를 지나치게 통제하는 일은 나를 무력하게 만들고 첫걸음을 뗄 수 없게 한다. 내가 원하는 모습이나 아직은 멀리 보이는 꿈같은 일을 위해 나를 바꿀 수 있다. 현상을 유지하고 싶겠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이렇게 마주한 내 모습에 놀라지 않고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기를.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일이 아주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멈추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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