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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영 Aug 24. 2022

계획을 이루기 위해 입을 닫았다

쉽게 휩쓸리는 사람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 스피치를 배우기로. 뜬금없이 웬 스피치일까 싶지만 스스로 내린 결정이다. 퇴사 후 쉬고 있는 나에게 매우 큰돈, 직장을 다니고 있다 해도 적지 않은 금액. 몇 백을 결제하면서 손이 안 떨렸다면 거짓말이고 돌려받은 보증금의 일부로 해결을 했다. 나를 위한 투자. 단순히 배움이 아니라 이 작은 도전이 나를 사랑하는 여정이 되어줄 것을 믿으며. 솔직히 말도 잘 못하고 무슨 부끄러움이 많아서 어릴 때부터 발표시간이 가장 싫었다. 난 발표시키는 선생님 눈치를 살피며 항상 덜한 척하는 학생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엉덩이에 커다란 추를 달아놓은 것 마냥 떼기 어려워했다. 전에 어떤 강연에서 강의자가 나를 지목하며 의견을 물었는데 그만 울어버린 일이 기억난다.



계획한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변에 알리는 방법이 있다. 나 이렇게 할 거야. 살 뺄 거야. 해외를 나갈 거고 이걸 준비 중이야. 말이 이끄는 힘이 있기에 내가 잊어도 "너 그건 어떻게 되고 있어?" 계획을 상기시켜줄 환경이 조성되는 것. 난 반대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이유는 타인의 말에 나의 결심이 흔들리지 않기 위함. 아버지만 해도 내게 부정적인 말을 쏟아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제야 난 내가 선택하고 나아가는 길에 타인을 배제하기로 했다. 아직 여름을 붙잡고 싶은 모기도 어떻게든 들어와 나를 괴롭히니까 더워도 창문을 꼭 닫고 자는 것처럼. 나에게 긍정의 기운만을 주고 싶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나의 작은 도전을 여기 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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