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2022. 06. 07

by 로라윤

‘오래’

오늘 오랜 시간에 걸려 새로운 직무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하루의 반 이상을 소요한 이 시간이 나는 오늘 짧게 느껴졌다. 이제까지 해 왔던 것과는 완전 다른 것을 적응하느라 짧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 내가 이 과정에서 얻고자 하는 지식이 있어 짧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평소에 보수교육을 들을 때면 밥을 먹고 나서는 졸음을 이기지 못해 자주 졸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의 보수 교육은 처음부터 끝까지 혹시나 내가 놓치는 것이 있을까 하고 초 집중을 했다. 잠시 10분씩 있는 쉬는 시간은 정말 기력이 다 빨려 소파에 널브러져야 했고 잠시 있었던 점심시간 1시간은 혹시나 점심을 먹고 배불러서 졸릴까봐 굶으려다가 아침도 굶고, 점심도 굶으면 나중에 체력이 없어 더 못 듣지 않을까 싶어 정말 간에 기별이 갈 정도로만 먹었다.

오늘 이 강의는 오랜 시간 동안 들었지만 나에게는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들고 앉아 들은 짧은 시간의 교육이었다. 이 일이 나를 앞으로 어떻게 끌어나갈지는 모르겠다. 얼마나 오래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장담한다. 이 과정들은 결국 다 일어나야 하는 일들이고 나는 분명 여기서 나만의 것을 찾을 것이다.

부서가 변경되고 나서 첫날,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또 찡찡대며 울었다. 일을 그만두고 싶노라고. 그러면서도 나의 말에는 확언에 가득 차 있었다. 여기서 내가 배울 건 있다고. 분명 이 것들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거라고. 결국 현실의 문 앞에서 찡찡대다가 나름의 목표 앞에 눈물을 삼켰다. 이런 어이없는 말을 하는 딸을 보며 엄마는 무슨 생각이 들까? 엄마는 항상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내가 어렸을 때도 나는 부족하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엄마는 항상 미안해하셨다.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든다. 딸이 더 잘나지 못해서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내가 여유가 없고 부족한 사람이라 작은 이벤트에도 엄마에게 찡찡대는 딸이라 미안하다. 나는 얼마나 더 오랜 시간이 넘어야 어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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