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2022. 06. 13

by 로라윤

#4일차

‘흘러가다’


요즘처럼 하루에 해가 이렇게 많이 떠져있는 날들을 본 적이 없다. 내가 눈을 뜰 때면 까만 하늘만 나를 반겼다. 그렇지 않은 날이면 해가 중천을 넘어서야 눈을 떴고 일이 끝나고 나면 다시 어두운 밤길로 나와 집으로 향했다. 그런 생활에서 벗어난지 어느덧 11일 하고도 19시 51분이 흘러가고 있다. 아침에는 해가 뜨고 밝은 햇살에 알람보다 눈을 먼저 뜨고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도 한참이 지나서야 밤이 된다. 중환자실에서 일을 할 때면 부서에 들어가고 나서는 밖으로 나올 일이 전혀 없었다. 요즘은 사무실과 2개의 중환자실을 돌아다니며 신규 간호사 선생님들을 살피고 교육하는 일을 한다. 건물을 들어갔다 나올 때면 부서지는 햇볕이 너무 좋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늘색 도화지에 구름이 그려둔 작품을 확인한다. 그 작품은 눈으로 담아야 가장 정확하고 초 단위가 무색할 만큼 형태를 바꾼다. 매 순간 선물을 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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