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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youngjoo Nov 07. 2017

왜 개들은 엄마를 제일 좋아할까?

I want you just the way you are♥


'꿈'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전업주부도 꿈이 있다. 나만 그런게 아니기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혼자 갓난아이를 키우며 '해리포터' 시리즈를 완성해 세계적인 (재벌ㅋㅋㅋ)작가가 되었다는 제이케이롤링은 단연 주부들의 로망일 것이다. 나도 아직은 시도하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 멋진 소설을 팡하고 터뜨리는 상상을 자주 해본다. 생각해보면 옛날 우리 엄마도 소설습작노트를 갖고 있었다. 주부가 현실적으로 전문직, 사무직으로 복귀하는건 많이 힘든데다, 육아와 집안일을 제쳐놓고 바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에는 망설여지는 부분이 많기에 주부들이 글쓰는 이로의 화려한 복귀를 꿈꾸는 것일터, 어쨌거나 '경단녀'라는 말도 존재하는 현실에, '엄마'가 사회로 나간다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님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기에 '육아하기 힘든 현실'에도 일을 놓지 못하는, 정말 상상하기 힘든 삶을 버텨가고 있을 워킹맘들도 있는 것이고, 이래저래 '엄마'가 되고나면 모두 힘든 것 같다. '엄마'라면 응당 '집안'에서 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크리스를 입양한 후, 자연히 다른 이들의 강아지 육아에도 관심이 갔다. 각종 sns채널을 통해 접하게 되는 그들의 '반려견육아일기'에 대부분 쓰여있는 내용 중 하나는 '우리 oo이는 엄마를 제일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가족들보다 엄마만 개를 사랑하는 것도 아닐텐데, 왜 많은 개들이 '엄마'를 제일 좋아하게 되는 걸까? 그건 엄마들이 가정에서 개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물론, 크리스가 우리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도 바로 나다.


다시 한번 말하건대 나에겐 아직 꿈이 있고 준비도 하고 있다. 내 '꿈'은 다시 '집밖', '사회'로 나가 워킹맘이 되는 것이다. 일정한 출퇴근과 잔업을 반복하는 세계로 돌아가고싶은 게 내 꿈이다. 그 꿈이 이루어지면, 사실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은 이제 기뻐할 것이다. 왜냐하면 딸아이가 이미 7살이기 때문이다. 몇년만 지나면 지금보다 훨씬 손이 덜 갈 것이고-아닌가?^^;;-그때 내가 돈을 번다면 싫어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심지어 부쩍 말이 늘고 가끔 이상한 말로 사람을 놀래키는 딸아이조차 "엄마도 회사다녀도 좋을 것 같아"라는 말을 벌써부터 하기 시작했다. 이쯤되면 '사회인으로의 복귀'는 나의 꿈이 아니라, 온가족의 압박이 되어가는 수순이다. 일을 시작하면 그동안 나를 사회에서 완전히 사라진 사람쯤으로 여겼던 지인들의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정말이지 모두가, 지금의 나보다는 사회인으로의 복귀에 성공한 나를 좋아할 것 같다. 원망할 것도 없는게 심지어 나조차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전보다 기뻐하지 않을 단 하나의 생명체가 있다. 그건 바로 우리 크리스다.



크리스가 내게 바라는 것 중에 -물론 기본적인 의식주를 챙겨주는데 필요한 수입이 있다는 전제하에- 사회의 시선으로 재단한 성공과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것들은 하나도 없다. 크리스가 내게 원하는 건 깊은 포옹, 함께 등붙이고 앉아있는 시간, 따뜻한 눈빛, 함께 같은 곳을 보며 걷는 산책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내가 아무것도 아니어도, 별다른 직함과 능력이 없어도 얼마든지 줄 수 있는 것들이다. 여기에는 하다못해 내 이름조차 필요하지 않다. 정말 있는 그대로의 내 존재로 사랑받는 것, 그건 내 오랜 로망이었다. 하지만 한번도 나는 그런 사랑을 받아본적이 없고 내가 그런 사랑을 준적도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아무런 조건없이 그 사람만을 보고 사랑한다는게 가능하긴 한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기에 많은 이들은 오늘도 조건없는 사랑을 꿈꾸고, 그 바람은 수많은 명곡과 영화들을 양산하는 것이겠지. 내가 오래 전부터 좋아해온 빌리조엘의 <just the way you are>라는 노래도 이 같은 인류의 '불가능한 로망'을 담고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불가능이라 여겼던 이 로망은, 크리스와 함께라면 현실이 된다.


I don't want clever conversation. <난 똑똑해 보이는 대화를 원하지 않아요.>

I never want to work that hard. <그렇게 어려운 건 하고 싶지 않아요.>


I just want someone that i can talk to. <나는 단지 나와 이야기 나눠줄 사람을 원해요.>

I want you just the way you are. <난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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