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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Nov 20. 2024

이상적인 가족이란?

[소소해도 행복한 걸 어떡해?]

가족이란 무엇일까? 늘 곁에 있어서, 너무나 익숙해서 때로는 잊고 살지만, 가족은 우리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울타리다. 우리 사회는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가족은 조부모부터 자녀 세대까지 함께 어우러져 사는 대가족이 주를 이루었다. 안방에 모여 앉아 뜨거운 아랫목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이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조선시대의 가족은 유교 사상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장유유서와 예의범절, 부모 공경과 형제 간의 우애가 가족의 중심 가치였다. 가족은 단순한 공동체를 넘어 경제와 교육, 돌봄의 터전이었다. 마당에선 어린아이들이 뛰어놀고, 안방에선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세대 간의 교감이 이루어졌다. 집안 곳곳에 흐르던 온기는 삶의 안정과 소속감을 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세상이 발전하며, 가족이란 단어의 무게와 온도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모양과 크기는 세월이 흘러가며 많이 달라졌다.


세상이 발전하면서 가족은 점차 작아지기 시작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분리되더니, 이제는 혼자 사는 가구가 가장 흔한 형태가 되어버렸다. 이는 단순히 시대적 흐름이라기보다는 맞벌이 생활을 해도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 주거 환경과 자녀 양육을 위해 많은 교육비를 지출해야 양육비 부담, 갈수록 좁아지는 청년 취업 문제가 만든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개인의 사생활 및 자유가 중요해진 것과 노부부들의 황혼 이혼이 증가한 것도 오늘날 변화를 불러오는 데 한몫했을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고독이라는 그림자를 동반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독립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흐름이기도 하다. 현대인의 삶은 더 바빠졌고, 우리는 점점 더 고립되었다. 이제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가족의 의미는 짧은 시간 동안 놀랄 만큼 빠르게 변해왔다.


그러나 가족의 형태가 변한다고 해서 가족의 본질적인 의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가족이 혈연을 중심으로 뭉쳐 있었다면, 오늘날의 가족은 반드시 혈연에 얽매이지 않는다. 친구가, 반려동물이, 때로는 소중한 동료가 가족이 되기도 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서로의 삶에 빛이 되어주는 모든 관계가 이제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지 않을까?


이상적인 가족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그 핵심은 아마도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조건 없이 사랑하는 관계일 것이다. 함께 사는 방식이나 모양은 다를지라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상적인 가족이란 서로를 구속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며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공동체가 아닐까?


나는 3대가 함께 모여 살던 어린 시절의 대가족을 떠올린다. 그리고, 명절이면 친척들이 모두 한 집에 모여 웃고 떠들던 소리, 조부모님께 절을 드리며 받은 따뜻한 덕담, 사촌들과 함께 마당에서 놀던 추억이 아직도 마음 한구석을 채우고 있다. 지금은 각자의 삶에 바쁜 일상으로 예전 같은 가족 모임은 거의 없다. 대신 전화 한 통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작은 연결이 가족이라는 끈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오늘날 가족은 더 이상 한 가지 모습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대가족이든, 핵가족이든, 1인 가구든, 혹은 혈연이 아닌 또 다른 형태든, 가족은 결국 우리 삶에 안식과 사랑을 주는 의미로써 존재한다. 그 형태와 상관없이, 가족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관계다.

  

가족은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대화가 필요하고,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며, 때로는 갈등을 풀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노력, 그것이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이루는 길이 아닐까?

  

과거에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가족의 형태는 변화할 것이다. 하지만, 가족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언제나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서로를 감싸주고, 지지하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나누는 것. 그것이 바로 이상적인 가족의 진정한 모습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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