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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Jul 08. 2024

내가 글을 읽는 이유

[소소해도 행복한 걸 어떡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책들을 읽었다. 대부분 자기 계발이나 경영 경제 서적들이 주를 이루었다. 내게 독서란 정글과 같은 경쟁 사회 속에서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며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방법 중의 하나였다. 보다 많은 지식을 쌓고, 역량을 개발하는 것만이 배경도, 줄도 없는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때의 나는 오롯이 성공만을 꿈꾸며 앞만 보고 달렸다.


그러나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수 없듯이, 어느덧 나는 경쟁에서 밀려나는 세대가 되었고, 지긋지긋한 직장 생활에 많이 지쳐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끊임없이 달려온 직장 생활 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회사의 부속품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에 슬펐다. 그러다 결국, 구조조정이라는 거센 바람에 의해 회사에서 퇴직을 하게 되었다.


이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던 중 또다시 자연스럽게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그동안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책을 읽었다면, 이번에는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특히, 지금껏 잊고 살아왔던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은 책들에 손이 가기 시작했다. 기성 작가들의 책뿐만 아니라, 창작 플랫폼에 올라오는 일반인들의 글에도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단순한 호기심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점점 그 서투른 글들 속에서 풍기는 사람 사는 향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이 고스란히 담긴 글들은 나에게 삶의 다채로운 맛을 선사해 주었다. 그동안 내가 소홀히 했던 감정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껏 살아온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왜 그동안 이런 감정들을 소홀히 하며 살았는지 후회스럽기도 했다.


책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가령, 한 노령의 작가는 퇴직 후 아내와 함께 소소한 일상을 만들어가며 장성한 자녀들이 새롭게 만들어가는 미래를 지켜보는 즐거움으로 에세이를 쓰고 있었다. 솔직 담백한 이 에세이를 읽어나가며, 나는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과 즐거움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가장 기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직장 생활을 한다는 이유로 바쁘게 살아오느라 소홀하기만 했던 가족들과의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왔다.


또 다른 작가는 자신의 인생이 담긴 책을 출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매일 꾸준히 글을 썼다. 중간중간 글 쓰는 일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고 한다. 결국, 그 작가는 인내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은 결과 자신의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그의 글을 읽으며 나 또한 글 쓰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어떤 작가는 매일 그가 만든 음식의 레시피를 만들어 사진과 글을 남긴다.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은 지금이라도 당장 그의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를 자아낸다. 그의 글만 보아도 음식을 만드는 그의 자세는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생의 교훈을 얻게 된다. 글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만나는 일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글이 갖는 묘한 매력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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