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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이윤호 Nov 25. 2022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을 글로 쓰는 이유

 내 글의 주제는 특별하지 않다.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떠올려봤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있을 때 잘하자', '하고 싶은 것을 하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등등 말이다. 그렇지만 무엇이든지 실천이 어렵다. 있을 때 잘하자는 생각은 찰나의 깨달음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아는 것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을 하자고 생각하지만 금세 포기하고 만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느 순간 나약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아무리 거창한 생각을 해도 실천을 하지 않으면 그냥 생각일 뿐이다.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정작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또 방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글을 쓴다. 누군가에게 읽힐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다. 내 다짐과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써 남긴다.


 내면의 생각은 아무도 모르기에 비난하거나 비판할 수 없다. 그렇지만 외부에 드러난 생각은 사람들에게 비난과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네가 이런 글을 썼는데 너는 왜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

라는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있도록 나를 견제해주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것을 알기에 항상 조심하게 된다. 나의 기준과 내 행동이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게 된다. 이기적이지 말자. 나에게 잘해줬던 사람에게 더 잘해주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나도 좋아하자. 이런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내가 쓴 글은 나를 채찍질할 수 있게 하고 그렇게 나는 더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 글은 특별하다. 


 다른 이유도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나와 비슷한 깨달음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는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 생각을 보충할 수 있는 글이 되는 것이다. 또 다른 경우에는 똑같은 생각을 했지만 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 사람에게 내 글은 예전에 했던 생각을 떠오르게 하는 트리거가 된다. 그것이 그 사람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글에 드러난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는 의문을 던져주는 것이다. 본인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성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내 글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내 첫 글에는 '세상에 나의 상처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무섭다.'는 말이 있다. 


 본인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 모두가 똑같은 생각일 것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왜 써야 할까, 좋은 부분만 써도 되지 않을까, 괜히 약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도 나의 좋은 점만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렇지만 글을 쓸 때는 그러지 않는다. 최대한 나의 상처를 드러내고자 한다. 숨기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글을 쓰다 보면 그때의 나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 때가 있다. 아쉬운 것도 많고 부끄러운 것도 많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억이 불쑥 찾아와 힘들 때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편안하다. 글을 쓴 이후로 나는 더 성장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게 되었고 내 감정을 잘 알게 되고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계속 글을 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글을 쓴다. 나를 위한 글을 쓴다. 나를 위한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여백을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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