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갈 무렵, 함께 일을 하던 친구들과 30대 연애에 관해 이야길 나눴다. 오로지 마음만 가지고 사랑하던 때와는 다르게 점점 따지는 게 많아진다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 연애를 머리로 하게 되는 것 같다며 현실이지만 그런 것들이 씁쓸하다 했다. 그래서 더더욱 올곧이 사람에 빠져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아무 조건 따지지 않고 그냥 사랑에 빠지고 싶다 말했다.
참 우습게도 그 말을 제일 먼저 꺼냈던 친구는 난생처음 소개팅에서 이상형을 만나 달콤한 3주와 쓰디쓴 엔딩을 맞이했다. (현재는 새로운 사람과의 연애를 시작했다.) 그리고 더 우습게도 나 역시 생각지도 않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
누군가를 좋아할 땐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진다. 그래서인가 아니면 답답한 마음을 어디에라도 하소연하고 싶어서였을까. 그동안 몇 번씩이나 글을 썼다, 지웠다, 올렸다, 숨기기를 반복했다. 이제 시간도 지나간 이 시점에 이곳에서 조금이 나마 솔직해져 보기로 한다.
⠀
어느 계절에 누군가를 아무 이유 없이 좋아했던 그 순간을 나라도 기억해 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